은행이 임직원들에게 싼 이자로 빌려준 돈이 모두 1조원을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은이 국회에 낸 자료에 따르면 14개 시중은행과 10개 지방은행이 임직
원들에게 주택구입자금, 생활안정자금 등의 명목으로 빌려준 돈은 각각 7
천6백82억원, 2천4백33억원으로 모두 1조85억원에 이르고 있다.
이러한 임직원대출금은 6월말 현재 시중은행의 가계 대출금 4조2천2백5
4억원, 지방은행의 1조2천4백69억원 등 총 가계대출금 5조4천7백23억원의
18%를 차지하고 있다. 서민에게 하늘의 별따기인 일반 가계자금을 은행직
원들은 거저나 다름없이 손쉽게 만지고 있는 것이다. 특히 임직원에 대한
대출금의 이자율은 2천만원까지 연리 1.0% 수준에 불과하며 대출한도인 3
천만원까지 빌릴 경우 초과 1천만원에 대해서만 8.5%의 우대금리가 적용
된다.
은행들은 이에 대해 "소득세법, 법인세법에 법인이 무주택 종업원에게
주택자금 등을 싼 이자로 지원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며 "대기업들도
종업원 복리차원에서 우리사주조합 등을 통해 주택자금 등을 싼 이자로
빌려주고 있다"고 밝혔다.
은행들이 직원들에게 소득보상적 차원에서 낮은 금리를 적용하는 것은
문제가 없다 하더라도, 임직원 대출액이 가계자금 대출액의 18%를 차지하
는 것은 충격적이다. 그만큼 넓게는 일반대출, 좁게는 가계대출의 여지가
줄어들기 때문이다.
한은과 은행 관계자들에 따르면 임직원 대출금은 은행의 자기자본과 예
수금 등 대출 재원에서 일반 대출과 꼭 같이 취급된다. 자기자본 범위 안
에서 자기자본으로 대출이 이뤄지는 것이라고 변명할 수도 있겠지만, 돈
에 꼬리표가 없는 이상 가용 대출자원을 그만큼 잠식하는 것으로 볼 수밖
에 없다.
이러한 임직원 대출은 은행감독원 통첩에 의해 지난 83년 금리 6.5%,
금액 1천만원으로 처음 도입된 뒤 점차 금리는 낮아지고 금액은 올랐으며
올 들어서는 감독원 통첩이 폐지되고 은행 내규에 의해 가능하도록 돼 있
는 상태이다. 이에 따라 은행들은 노사협의 사항으로 소득세법, 법인세법
규정 안에서 대출 이율을 정하고 있다.
은행 임직원 대출은 6월말 현재 시중은행, 지방은행 총대출금 60조2백8
6억원의 1.6%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