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발표하는 전국 주요도시의 대기오염지표는 계속해서 개선되고
있는것으로 나타나지만 사람들이 체감적으로 느끼는 대기오염도는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또 감기에 걸리거나 담배를 피지않고도 습관적으로
기침하는 사람들도 많아졌다.

이와관련, 대기오염에 직접 영향을 받는 질병인 만성기관지염과
기관지천식등 만성폐쇄성폐질환은 지난 10년간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대 의대 예방의학교실의 조수헌교수팀이 대한의학협회의 용역을 받아
실시한 환경오염관련질병양상에 관한 실태조사에 따르면 지난 91년중
만성폐쇄성폐질환으로 인한 입원율은 지난 81년보다 남녀 모두 2.3배정도
늘어났다. 수치로는 지난 81년 인구 1천명당 남자 50.5명, 여자 39.7명이던
것이 91년에 남자 1백19.5명, 여자 92.9명으로 늘어났다.

이와같은 입원율의 증가양상이 단순히 국민들의 의료이용증가에 따른
것인지 아니면 이 질환의 증가를 반영하는지를 확인하기 위해서 전체
입원자 가운데 만성폐쇄성폐질환으로 인한 입원이 차지하는 비율을 살펴본
결과 역시 전체 입원자 가운데서도 이 질환에 의한 입원자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즉 지난 82년도에 남자입원자가운데 이 질환으로 인한 입원자는
1.5%, 여자는 0.7%였던 것이 남자는 2.3%, 여자는 1.3%로 각각
1.5배, 2배 가까이 늘어났다.

다시말해 전반적인 의료이용의 증가율을 앞질러 만성폐쇄성폐질환자가
늘고있다는 설명이다.

또 연령별로는 질병에 상대적으로 취약한 0~4세의 유소아층과 55세이상의
연령층에서 만성폐쇄성폐질환이 두드러지게 늘었다.

조교수팀은 이 조사를 위해 염색및 도금업체들이 입주해있고 상대적으로
대기오염도가 높은 대구시 북서쪽의 3공단과 대조를 위해 전남 목포시에
인접해있는 대불지역을 대상으로 조사를 실시했다.

한편 조교수는 체감되는 대기오염도가 심해지고 이처럼 대기오염과 직접
관련이 있는 만성기관지염이나 천식등이 늘고있는데도 대기오염지표가 이와
괴리되는 결과를 나타내는 것은 매년 대기오염측정장소가 달라져 정확한
대기오염추이를 보기 어렵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조교수는 환경오염과 관련된 건강장애연구가 갈수록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질병에 관한 자료와 환경에 대한 자료가 대표성을 가질 수 있는
장소에서 지속적으로 환경관련조사와 건강관련조사를 시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김정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