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독자모델 세피아를 미국에 상륙시킨 기아자동차는 본격시판에
앞서 독특한 `블라인드(Blind) 테스트'' 기법을 이용해 승용차 세피아와
4륜구동 스포티지에 대한 진단(Clinic) 조사를 실시했다.
블라인드테스트란 10여년전 `펩시챌린지'' 를 내걸고 펩시콜라가 코카콜
라에 일대 공격을 퍼부을 때 썼던 기법. 소비자의 눈을 가리고서 펩시와
코카콜라 두 가지를 마시도록 해 더 좋은 콜라를 가려내도록 했다. 이
기법은 주로 식품분야에서 공격적인 판촉-광고수단으로 종종 애용되지만,
자동차쪽에서는 신모델에 대한 소비자반응을 체크할 때 드물게 쓰인다.
기아자동차 용역을 받은 미국 시장조사 전문기관 오라클사는 지난 8월6
일부터 닷새동안 콜로라도 덴버 컨벤션센터에 세피아와 스포티지의 모델
명, 메이커 로고들을 테이프로 가린 채 전시해두고서 소비자 평가를 받았
다.
세피아는 도요타 카롤라 등 동급 5대 사이에 놓여졌다.
스포티지는 이스즈 로디오 등 4대와 섞어 놓았다.
초청된 조사대상자는 최근 2년래 세피아급 승용차나 스포티지급 4륜구
동차를 보유한 2백명. 아직 광고전을 펴기전이어서 세피아나 스포티지를
모르는 이들에게 "두 차가 어느 메이커에서 만든 것 같으냐" 고 물었다.
답은 세피아의 경우, 도요타 13%, 쉐브롤레 11%, 포드 10%, 혼다 8%, 미
쓰비시 8%로 나왔다.
스포티지는 포드 22%, 도요타 16%, 닛산 7%, 혼다 6%, 미쓰비시 5%순이
었다.
전시된 자동차들을 10점만점으로 평가해보라고 했더니, 세피아는 7.5점
으로 카롤라 7.7점, 새턴 7.5점에 이어 3위를 차지했다. 이어 프로티지
7.2점, 시빅 6.9점, 에스코트 6.7점의 순.
스포티지도 6.5점으로, 로디오 8점, 체로키 6.9점, 엑스포 5.6점, 사이
드킥 5.4점의 중간이었다. 기아측관계자는 "구체적인 분석-전망은 아직
나오지 않았지만, 블라인드 테스트결과로 미루어 성공적인 미국상륙을 확
신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