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평창 횡성 홍천 명주군 일대산간고지대의 벼 옥수수 감자 등 농작
물 냉해피해가 심각하다.
해발 7백m의 산간지대인 강원 평창군 봉평면 창동4리 일대의 논은 예년
같으면 추석을 앞두고 벼가 누렇게 익어 고개를 숙일 때인데도 19일 현재
짙푸른 색깔을 띤채 뻣뻣하게 서 있다. 가까이 다가가 보면 이삭의 형태
를 갖추고는 있으나 만져보니 속이 텅빈 쭉정이일 뿐이었다.
이 마을 농민 전상국씨(44)는 "1백20평 한마지기(이 지역 기준)에서 쌀
한가마를 건지기도 어려운 실정"이라면서 "볏짚 값으로 한마지기 당 5천
원을 받고 소 사육농가에 팔아 넘기는 사람도 있다"고 말했다.
봉평면 면온리의 한 논에서는 경운기가 이미 농사를 망쳐버린 논위를
그냥 지나다니며 근처 밭에서 수확한 감자를 나르는 모습도 보였다. 감자
와 고추 역시 냉해피해를 보았다.
대관령 넘어 명주군 왕산면과 연곡면 사천면 등 산간지역도 벼농사를
망치기는 마찬가지.
사천면의 한 농민은 "20마기지 논농사 중 성한 곳이 한곳도 없어 한톨
도 못건질 형편"이라면서 영농자금 상환등을 걱정했다.
농림수산부 관계자는 "산간지대의 경우 대체로 80% 감수가 예상되지만
지역에 따라 절반정도의 수확이 가능한 곳도 있다"면서 "피해농가에 대한
지원을 확대하기 위해 경제기획원과 내무부 등 관련부처와 협의 중"이라
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