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테크시대를 맞아 조깅과 테니스 골프등 스포츠분야에도 값 비싼
신종장비들이 속출하고있다. 이들 "신무기"에 대한 유혹은 미국이라해서
예외일 수가 없다. 빌 클린턴 대통령의 골프백은 어김없이 캘러웨이의
드라이버 빅 버타와 핑 아이언 세트로 채워져있다. 이 둘은 가장 불티나는
품목이다.

미국의 골프인구는 2,500만명. 82년 1,600만명에서 10년새에 50%이상이
늘었다. 클럽의 머리가 초대형인 빅 버타는 부시 전대통령이 크게 유행을
시켰다. 민주당의 상원군사위원장 샘 넌의원이 이 "신무기"를 부시에게
선물했고 극성 "에어로빅 골퍼"인 부시대통령은 출장을 나설때
바바라여사보다 빅 버타를 더 챙긴다는 조크까지 나돌 정도였다.

이들 새 장비로 과연 기량이 얼마나 좋아지고들 있는가. 미국 골프협회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그 대답은 "노"다. 80년대후반 이래 하이테크 신제품
구입으로 골프장비에 대한 지출은 크게 늘고있지만 골프스코어는 계속
제자리걸음이다. 규칙적으로 협회에 스코어를 보고하는 400만 골퍼들의
평균 핸디캡은 16. 2로 80년이후 변동이 없고,프로골퍼들의 평균스코어
역시(69~72년사이) 47년이래 같은수준이다. "공을 똑바로 멀리 날려
숲속으로 빗나가는등 재앙을 막아준다"는 설명들이 일단은 무색하다.

섬유업체 중역이었던 엘리 캘러웨이는 5년전 연간 매상고 500만달러로
바닥에서 고전했으나 지금은 2억달러로 이 분야에서 단연 선두며 신제품
"7번 우드"로 또 한차례 도약을 넘보고 있다. 그는 "우리의 목표는 더 큰
만족감을 안기는 것이다. 언제 핸디캡을 줄여준다고 했는가. 게임과
스코어는 심리적인 요인에 더 좌우되지 않느냐"고 해명 아닌 반문이다.

전문가들은 장비에 욕심내지 말고 올바른 스윙법을 익히라고 입을 모은다.
새 장비를 처음 휘두를때는 잘 맞는 것 같아도 조금 지나면 옛 버릇이
되살아나 새 장비의 이점은 사라지고 만다는 지적들이다. 하버드
경영대학원 교수로 은퇴한 심리학자 아브라함 재일즈닉 역시 "게임의
열쇠는 치핑과 퍼팅이다. 연장타령은 잘못된것"이라고 점잖게 일침이다.
그런 그의 골프백도 어느새 캘러웨이 새 세트로 "무장"돼 있다니 웃음이
절로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