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해방기구(PLO)간에 역사적인 평화협정이 맺어짐에
따라 해외건설업계의 관심이 다시 중동쪽으로 쏠리고있다.

하지만 제2의 중동특수를 기대하는 들뜬 분위기는 아니다. 그동안
준전시지역이어서 방치할수밖에 없었던 지역을 새 시장으로 개척할수있게
되었지만 워낙 앞날이 유동적이어서 과잉기대는 금물이라는 반응들이다.

국내업체들은 사우디지사등을 통해 현지상황을 예의주시하고 공사정보수집
을 강화하는등 차분하게 대응하고있다.

현재 이 지역에 진출해있는 국내업체는 2개회사뿐이다. 현대건설이
레바논에 진출, 8천만달러 규모의 송전선공사를 따내고 곧 계약체결을
준비중이고 한보철강이 요르단의 북고아관개용수로 공사를 하고있는 것이
전부일 정도.

이처럼 거의 시장개척이 안돼있는 실정이어서 평화협정을 계기로 현지에서
발표되는 각종 개발청사진들은 국내업체들의 구미를 당기게하는 것은
사실이다. 팔레스타인자치구의 경우 당장 시급한 상수도 전기 쓰레기처리
의료시설등에만 최소한 30억달러를 투입해야하는등 향후 10년간 적어도
1백40억달러를 투입해야 나라의 기틀을 다질수 있다는것이 PLO측의
추산이다.

이스라엘과 자치구측은 우선 연계동력망사업을 추진하고 가자지구항만,
아카바만 관광지구, 홍해~사해연계 운하건설등 원대한 사업구상을 하고
있다.

레바논도 과거 "중동의 파리"로 불렸던 베이루트를 국제상업중심으로
육성한다는 장기구상(호라이즌2000프로젝트)을 세우고 2003년까지
총1백30억 달러규모의 국가경제개발계획을 추진중이다.

계획대로면 1단계5년동안에만 시가지재건에 10억달러,통신 운송분야에
4억8천만달러,학교 병원신축등에 8억달러,용수및 하수처리장사업에
3억달러등이 투입돼 대형공사가 쏟아지게 돼있다. 이같은 개발붐은
평화정착에 따라 요르단 시리아등 인근으로 확산될것이 확실하다.


<<< 업계 움직임 >>>

국내업체들은 이지역에서 비교적 정치경제적으로 안정된 요르단을
진출교두보로 활용,현지진출을 점진적으로 확대해나간다는 전략을
짜고있다. 한보철강(건설부문)의 경우 그동안 요르단시장에 주력해온
경험을 살려 조만간 요르단에 연락사무소를 설치하고 인근지역수주정보
수집에 나설 계획이다. 현대건설은 레바논에서의 송전공사수주를 계기로
레바논의 호라이즌계획에 적극적으로 참여한다는 방침을 세우고 레바논
CDR(The Council of Development & Reconstruction)의 구체계획입수에
나서고 있다.

대림산업은 아직 구체적인 진출계획은 시기상조라고 보고있으나 연말에
있을예정인 4억5천만달러규모의 베이루트공항공사입찰에 관심을 두고
수주정보수집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중동에서 플랜트수주실적이 많은 신화건설은 토목 건축분야의 경우 이미
현지중동업체에 경쟁력을 빼앗긴 상황이라고보고 소규모발전 정유
기계공장등의 공사수주에 중점적으로 파고들 속셈이다.

삼성건설 대우등 계열에 종합상사가 있는 업체들은 상사와 정보를
상호교환하는등 현지정세판단에 나서는 한편 플랜트수출과 공사를 연계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이처럼 국내업체들의 관심은 높아지고 있으나 하나같이 현지국가들의
재원조달계획이 구체화 될때까지 좀더 지켜봐야겠다는 자세이다.

해외건설협회의 홍준표업무부장은"이들지역이 비산유국이거나 경제성이
없는 유전밖에 없어 사우디나 쿠웨이트와는 사정이 전혀 다르다. 선진국과
산유국들의 원조가 기대되지만 대부분 자국업체진출과 연계시킬것이
뻔하다"고 진단했다. 이런 상황에서 진출할경우 차관을 알선해주거나
경협자금을 들고가야할 형편이므로 업계차원의 진출에는 한계가 있다고
보고 정부와 함께 이 지역진출전략을 모색해야 한다는것이 업계의 일치된
견해이다.


<<< 정 부 대 책 >>>

건설부는 이번 협정체결로 과거 70년대 중동특수정도는 아니지만
해외건설의 새로운 돌파구가 마련되기를 기대하고있다.

건설부는 이들 비산유 중동지역에는 경협자금을 갖고나가야 수주가능성이
높다고보고 연불금융기간을 5년에서 10년으로 연장하고 연간연불금융중
30%를 해외건설에 배정해주도록 재무부에 요청키로 했다.

또 현재 산업설비중심으로 운용되고있는 대외경제협력기금도 지원국가의
사회간접자본수주와 연계될수 있도록 지원대상국선정과정에서 해외건설업계
의 의견이 반영될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이향열건설부 건설경제국장은 "미국 일본 유럽공동체등 선진국들이 잇따라
이 지역 경제지원을 약속하고있어 이들 지원자금으로 집행되는 공사정보의
수집과 금융제공업체들과의 합작진출, 현지 에이전트확보등을 업계와
공동으로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이동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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