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완수 워싱턴특파원 현지보고>

미국에서 한국을 대표하는 상품은 누가 뭐래도 현대자동차의 엑셀이다.
국민학교학생들이 코리아는 몰라도 현대 엑셀은 알 정도로 엑셀이란
이름은 대부분의 미국인들에게 널리 알려져있다.

전문가들조차 비관적으로 보던 엑셀이 미국시장에서 성공한 이면을
되돌아보면 미국시장에 대한 철저한 연구와 이에대한 준비가 한몫을 단단히
했음을 알수 있다. 엑셀이 미국에 처음 들어올때부터 현지에서 근무하고
있는 신현규 현대자동차 워싱턴사무소장은 엑셀의 성공이유를 노사가
한마음으로 미국시장에 들어가기 위해 10여년 준비한 노력의 결실이라고
한마디로 잘라 말한다. 국내수요가 1만대미만이던 74년 시설을 5만6천대로
증설하면서 수출한다고 나섰을때 영국인 부사장조차 무리라고 말렸으나
중장기전략으로 미국진출을 착실히 준비, 86년에 미국시장을 공략할수
있었다는 것이다.

미국에 수출하기전 중남미등에 1차로 수출하고 2단계로 유럽, 3단계로
캐나다에 수출하면서 품질을 향상시킨데다 86년 일본자동차의
수출자율규제가 다시 연장되고 엔고로 가격경쟁력이 생긴 공백을
공격,엑셀은 미국시장 진출에 성공할수 있었다. 미국시장에 들어오자마자
전국적인 자체판매망을 구축하고 대대적인 광고선전을 통해 단기간내에
브랜드이름을 정착시킨것도 전사적인 준비없이는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신소장은 얘기하고 있다.

혹자는 자동차라는 상품이 갖는 특성상 최대의 자동차시장인 미국에
사운을 걸지 않을수 없었을 것이라고 이를 당연시하는 경향도 있다.
그러나 미국시장진출에 실패한 외국기업도 있고 다른 국내기업이 아직
자체브랜드로 수출하지 못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엑셀의 성공사례는
충분히 연구할만한 가치가 있다.

미국은 다양성의 나라다. 다른 어떤 나라보다도 인종별 세대별 계층별로
사회구조가 복잡하게 얽혀있다. 그만큼 소비자들의 요구가 다기화돼 있고
그요구는 세상만큼이나 빨리 변한다.

다양한 계층의 수요변화를 충족시키지 못하면 미국시장에서 성공하기
어렵다. 바꿔말하면 새로운 수요를 발견하고 이를 충족시킨다면 시장은
항상 열려있는 셈이다.

김용집 KOTRA미주본부장은 "우리나라 상품이 저가시장에서 고가시장으로
넘어가는 단계에 있다"고 지적하면서 "고가시장으로 가면 갈수록 고객의
요구는 더 까다로워지고 있는데 우리상품은 아직 이를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다"고 진단하고 있다. 그는 미국사회가 변하는 흐름을 파악하고
이에따른 신규수요의 창출을 재빨리 파악하기 위해서는 전문적인 인력과
방법이 동원돼야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기술수준에서도 시장을
연구하면 소비자들의 요구를 충족시킬수 있는 시장을 발견할수 있다는
것이다.

최근 가전3사가 재미를 본 교육용 VTR는 많은 시사점을 던져주고 있다.
국민학교나 중학교에서 쓰는 VTR는 복잡한 기능이 필요없고 녹화기능도
별로 필요없다. 첨단기술이 아니더라도 소비자의 요구를 충족시킬수
있다는 점을 일깨워졌다. 김주완 대우부장은 "자체브랜드개발과
상품차별화가 수출부진타개의 1차적인 목표가 돼야하지만 현단계에선
미국시장을 연구, 특수한 시장을 개발해내는 것도 그에 못지않게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미국시장에 대한 연구와 마케팅의 한 방법으로 각종 상품박람회에 꾸준히
참가해야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미국내에서 매년 열리는
상품박람회는 현재 약5천개. 이중 우리나라가 참가하고 있는 박람회는
7개정도로 경쟁국인 대만이나 중국에 비해 규모나 수에 있어서 훨씬
떨어지고 있다.

또 대부분의 참가전시회도 뉴욕 시카고등 대도시에 치중하고 있어
지방상권을 직접 접촉하지 못하고 있다. 김 KOTRA본부장은 "마진이
적어질수록 직접 최종소비자와 접촉해야하는데 아직 우리의 경우
대도시유통업자하고만 상대,지방상권에 대한 침투를 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한다. 우리나라기업들의 마케팅파워가 약하다는 지적이다.
마케팅파워가 약한 가장 커다란 이유는 광고선전을 통한 브랜드개발이
미약하다는 것. 광고선전비를 무형자산에 대한 일종의 장기투자로
인식해야하는데 그렇지 못한게 현실이다.

한번 정착된 브랜드이미지는 수요를 앉아서 창출한다. 일본 소니제품은
소비자들이 "그냥 소니니까 산다"는 말이 있다. 시장을 연구하고 브랜드
개발을 통해 마케팅을 강화하는 것이 품질관리나 기술개발못지 않게
중요하다는 것이 세일즈맨들의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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