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기업들의 설비투자는 그동안 경기가 좋을때 생산확대에 집중돼
왔던 것으로 분석됐다. 또 이러한 단기적 안목의 투자로 경쟁력이 약화돼
앞으로는 꾸준한 기술개발투자에 역점을 둬야할 것으로 지적됐다.
한국은행이 최근 발표한 고정투자변동추이에 따르면 지난 71~92년 사이
우리나라 기업들의 투자는 생산능력확대를 위한 투자가 60%를 넘는 반면,
원가절감.품질향상을 위한 연구개발투자는 평균 14% 수준에 머물렀다.
이는 같은기간 일본 기업들의 연구개발투자 비중이 전체 제조업 투자의
30%였던 데 비하면 크게 낮은 것이다.
우리 기업들의 설비투자는 또 경기 확장기에 24.7%의 높은 증가율을 보
인 반면 경기 수축기에는 증가율이 8.9%로 급속히 둔화돼 독자적이고 중
장기적인 투자보다는 눈앞의 외형 경쟁에 치우친 것으로 분석됐다.
이에따라 국민총생산 증가율에 대한 기업투자 증가율은 경기 확장기 2.2
배, 경기 수축기 1.2배로 변동폭이 컸으나 일본의 경우 이 비율이 1.5~1.7
배로 불황기에도 투자위축이 거의 없었다.
한은에 따르면 기업투자는 또 경기변동과 함께 인플레이션에 의해 큰 영향
을 받아온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83년부터 92년 사이 고정투자와 거시경제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결과
물가상승에 대한 불확실성이 1% 증가하면 그 다음 2차 연도까지 설비투자는
2.9% 감소했으며 건설투자도 덩달아 3.7%나 증가율이 위축됐다.
곧 물가가 오르면 금리도 따라 오르고 그 결과 기업들은 돈을 빌려 투자
하는 일을 망설인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땅값은 물가와 달리 기업투자와 비례관계를 보여 땅값이 오르면 건설
투자는 물론 설비투자도 증가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기업들이 땅값이 더
오르면 투자수익 외에 자본이득도 확보할 수 있다고 판단해 지가상승에 편
승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