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일 서강대 교수의 "근로자파견법 제정 필수적"이라는 8월24일자 한국
경제신문 오피니언 란에 대한 노사발전 연구원 이광택 연구위원의 반론(9월
3일자)을 읽고 시대착오적 발상에 안타까운마음 금할길 없다.

인력파견업에 대한 개념규정과 근거로 든 예들이 지금부터 적어도 20년
이상 퇴행한 1960년대중반내지 70년대 초반의 것들이기 때문이다.

이박사는 인력파견업을 "사용사업체가 져야할 근로계약상 의무의 일부를
파견업자에게 위임한" 형태의 사업으로 개념규정을 하고 따라서 유료직업
소개업과 다름없다고 주장하고있다. 그 근거로서 1965년의 ILO(세계노동
기구)해석을 들고 있다.

그러나 70년대 이후 제정된 모든나라의 근로자 파견업법 파견업체를 근로
계약상의 고용주로 분명히 규정하고 있음을 비추어 볼때 파견업을 직업
소개업과 동일시 하는 주장은 실제적 근거를 상실한 시대착오적 독단에
불과하다.

더욱이 ILO조차 지난86년 일본의 파견법실시 이후 일본 노동단체가 제소한
파견업의 ILO기준 위반여부에 관하여 법의 내용으로 보아서 ILO기준을
위반하였다고 볼수 없다는 판정을 내렸다. 이런 사실을 상기할때 분명히
시대의 변화에 무지하다고 볼수밖에 없다.

또한 일부국가의 경험에 비추어 인력수급 효율화에 기여했다는 긍정적
평가를 내리기 어렵다고 하였다. 이런 주장에 앞서 먼저 88년 미하원의
비정규인력관련 청문회기록과 독일의 경험에 관한 독일 경제학자들의
논문을 읽어보기 바란다.

남성일 교수가 인용한 "노사관계가 원만한 기업의 노조일수록 파견에 대해
긍정적"이라는 조사 결과에 대하여 이박사는 아마 어용노조가 아니겠는가
하고 매도하고 있다. 그조사를 직접 실시한 연구자로서 한마디 하고 싶다.
노총 전노협의 입장과 맞지 않는다 하여 풀뿌리 노조들을 "어용"으로
매도하는 사람은 혹시 노동단체의 "어용"연구자가 아닌지 반문하고 싶다.

취업형태는 생산방식의 변화,기업조직의 변화에 따라 바뀐다. 60~70년대
는 규모의 경제에 의한 대량생산방식의 시대였다. 이 시대에는 기업조직도
안정적이었고 따라서 취업형태 또한 정규상용직이 주류를 이루었다. 그러나
80년대 이후 산업구조가 점차 서비스화 되어감에 따라 수요변화에 기민하게
대응할수 있는 다품종 소량생산방식이 규모의 경제보다 더 효율적임이 입증
되고 있다.

이에 맞춰 기업조직도 분화되기 시작하였다. 파견근로는 시간제 근로,
계약직,도급근로등 다른 비정규 근로와 함께 자연스럽게 발생,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60년대 잣대로는 이해하기 힘들다.

파견취업에 있어서 근로자는 파견업체와 고용관계를 맺는다. 따라서 파견
업체가 고용주다. 그리고 파견업체는 이용기업과 서비스 계약을 맺고 "업무
상 지휘명령"이라는 고용주 권한의 일부를 이용기업에 위임한다.

따라서 이용기업은 진정한 의미에서 고용주가 아니며 계약에 의해 위임받은
업무상 지휘명령자일 뿐이다. 예컨대 이용기업은 파견 근로자에 대하여
고용주로서의 인사권을 전혀 사용할수 없다. 이런면에서 볼때 이용기업과
파견근로자의 관계는 "사용종속관계"가 아니며 기껏해야 "부분적 사용
관계"라 할수 있다.

사용자는 고용주여야 한다는 낡은 고정관념으로는 이 새로운 현실을 받아
들이기 힘들것이다.

"근로자 파견법"입법이 공고된지 한달이상 지난 지금 본래의 입법취지는
구시대적 고정관념과 집단이기주의로 밖에 표현될수 없는 뒷다리 걸기식
공세에 밀려 크게 퇴색되어가고 있다.

원래의 입법안도 규제위주여서 문제가 되었지만 여기에 더하여 파견기간을
갱신할수 없도록 제한하고 파견사유까지 제한하는 수정안이 마련되고 있다
한다.

사태가 이렇게 된데에는 무엇보다 정부의 무소신과 일관성없는 눈치보기
행정의 책임이 크다. 한편으로는 법을 제정하려 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파견을 불법근로자 공급으로 단속하는 것은 법제정 반대내지 규제론자들
에게 빌미나 제공하는 꼴이 되지 않을까 염려스러운 것이다.

지금 검토되고 있는,파견업무 규제 파견기간 갱신금지 파견사유제한등
규제일색으로 된 법안은 다른나라에서 그 유례를 찾을수 없는 규제법이다.
마치 각국의 규제조항들을 모두 모아놓은 박물관을 방불케하고 있다.

국제감각이 있는 법학자들은 말한다. 현재 선진국에서는 기업운영의
탄력성을 보장하도록 노동법의 강행규제를 완화하는등 노동법의 탄력화를
지향하는 추세라고.

우리나라의 근로자파견법도 이러한 시대적 흐름에 맞추어 기업운영의
탄력성과 파견근로자의 직업선택 자유를 보장하며 파견근로자의 노동기본권
을 보호하는 차원에서 제정되어야 한다.

첫째 파견기간은 갱신가능하도록 하여야 한다. 파견기간을 제한하고 갱신
이 불가능하도록 규제할 경우 이용기업의 입장에서는 업무의 지속성이
없어질 뿐아니라 파견근로자의 고용자체가 극히 불안정해진다. 보호를 목적
으로 하는 법이 오히려 파견근로자의 고용불안을 야기시키는 것은 모순이
아닌가.

파견기간을 수개월로 제한하는 국가는 독일밖에 없다. 그리고 독일에서는
이같은 규제적 조항으로 인하여 불법 용역이 업종에 따라서는 합법용역에
대비,최고 9배나 많이 행해지고 있다는 사실에 유념해야 한다.

둘째 파견이용사유를 제한해서는 곤란하다. 더욱이 파견업무를 제한하고
있는 판에는 더욱 그러하다. 파견직 근로의 성격상 이용의 한계가 있는
만큼 이부분은 기업의 자율적 결정에 맡겨야 한다.

셋째 이용기업과 파견기업과의 책임소재에 있어서 파견기업이 고용주로서
책임을 지도록 해야한다. 이용기업은 단지 업무상 지휘 명령권만 가지고
있을 뿐이므로 이에 관한 책임만 지도록 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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