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한국경제신문사부설 북한경제연구소와 한국개발연구원이 공동주최한
제3회 국제학술회의를 지켜보면서 우리가 너무나 북한의 실태를 잘
모르거나 편견 또는 희망적 관측을 해온것이 아닌가 하는 느낌이 들었다.

우리가 북한의 실태,특히 경제실태를 잘 모르는 원인은 북한이 경제통계를
비롯한 모든 자료를 비밀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사회과학원의
이상문아시아경제연구소장은 "중국정부가 통계숫자를 발표하지 않은것을
북한측이 본뜬 것"이라고 그 이유를 설명했지만 그 결과로 매스컴의
센세이셔널리즘과 상승작용을 해서 북한의 실상과는 거리가 있는 인식을
하고 있는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가령 일본의 야마나시학원대학 미야쓰가교수의 주장에 의하면 북한의
합영공장에서 생산되는 피아노가 독일의 베를린에서 우리 영창피아노와
경쟁을 벌일 정도의 수준이라며 일본에도 수출하고 있다고 한다. 또
주한러시아 부대사인 게 떼 톨로라야박사에 의하면 "작년까지만해도 북한
과 러시아의 교역은 감소추세였지만 금년 상반기 교역량은 2배나 증가했다"
고 말하고 있다.

그래서 "북한경제가 아주 낮은 수준이지만 그런대로 안정된것"이 아니냐는
의견마저 없지 않았다.

물론 그렇다고 북한경제가 어렵지 않다는 것은 아니다. 중국
동북재경대학 경제연구소 부소장인 김봉덕교수는 "70년대까지만 해도
중국사람이 북한경제를 선망했지만 현재는 북한에 비하면 중국은
천국이라고 표현할 정도"라고 북한주민의 생활상을 지적하고 있다. 다만
이날 회의의 분위기는 북한경제가 빠른 시일안에 스스로 붕괴할것이
아니냐고 보는것은 속단일수 있다는 것이다. 무공의 김영신
북방협력과장의 말마따나 "북한이 식량난이나 에너지부족에 허덕이고
있지만 북한이 수입을 통해 해결할수 있다"는게 올바른 시각이 아닌가
싶다.

이날 아침 9시30분부터 회의장을 가득 메운 방청객이 오후 5시20분까지
진지하게 주제발표와 토론을 듣는 것을 보면 우리국민이 얼마나
남북한관계에 관심이 큰가를 새삼 실감할수 있었다. 개회식 축사에서
한완상 통일원장관의 말처럼 내년 국제학술회의에는 북한경제학자도
참석하여 북한의 경제실태를 한층 극명하게 알게되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