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화약고 중동에 평화정착의 움직임이 가시화되고 있다.

10일 이스라엘과 PLO(팔레스타인해방기구)가 상대방을 공식승인하는
역사적인 문서에 서명함으로써 아랍국가와 시오니즘국가간에 투쟁으로
점철됐던 30년의 역사가 일단 종지부를 찍게됐다.

양측의 상호승인은 이스라엘이 지난 67년 강제로 점령한 가자지구와
서안지구의 예리코시에서의 팔레스타인자치를 막아온 최대걸림돌을
제거했다는 의미를 담고있다.

상호승인은 이스라엘이 PLO를 팔레스타인인들을 대표하는 공식적인
대표기구로인정하는 대신 PLO는 이스라엘의 생존권을 인정하고 테러행위를
완전히 포기하는것을 의미한다.

PLO의 남은 과제는 이제 이스라엘로부터 자치를 허용받은 가자지구와
예리코시에서 완전한 독립국가를 세우는것이다.

그러나 야세르 아라파트PLO의장이 40년에 걸친 투쟁의 결과 얻은
실체인정이 쉽사리 독립국가 건설로 연결될지는 미지수다.

아라파트의장은 이스라엘과의 협상과정에서 아랍세계와 사전 상의없이
상호승인에 합의,오랜 투쟁기간동안 지원과 격려를 아끼지 않았던
아랍국가를 실망과 충격으로 몰아 넣었다.

아라파트의장의 이번 독단적인 합의는 PLO집행위원회 내부에서도
강경파로부터 심각한 비난을 받고있다.

이같은 어려움속에서도 오는 13일 워싱턴에서 예정된 이스라엘과 PLO간의
평화협정이 공식조인되면 양측간의 정치적 협상은 일단 마무리된다.

그러나 문제는 이제부터다. 지난 67년 이스라엘에의해 점령된 가자및
예리코에서 PLO가 성공적으로 독립국가를 건설하기위해서는 우선 5년간의
과도자치기간중 경제적 자립토대를 마련해야한다.

결국 경제적 능력이 없는 PLO로서는 미국 유럽등 서방국가와 유엔등에
원조를 기대할수 밖에없는 입장이다.

다행히도 이스라엘및 주변아랍국가들을 비롯,미국 EC등이 공동으로
지원에나서겠다는 입장을 밝혀 팔레스타인의 경제적 자립에 희망을
주고있다.

EC는 지난 8일 팔레스타인지역의 경제개발을 위해 94년부터
99년까지5년동안 5억9천만달러를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세계은행도 팔레스타인 자치지역의 수도 전기등 사회기반시설의 개발을
위해 앞으로 10년동안 43억달러를 지원할방침인것으로 알려졌다.

세계각국들이 잇달아 팔레스타인 지원에 관심을 표명하고 있는것은
중동지역의 평화정착에 세계가 얼마나 큰 관심을 갖고 있는가를
반영하는것이다.

팔레스타인이 본격적인 경제개발에 나설 경우 외국인투자및 교역확대등
중동경제건설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여 중동특수도 기대해볼수있다는 것이
관계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최인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