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가을 문턱에 들어서면서 볼만한 뮤지컬들이 연극무대에 속속 올려지고
있다. 배우의 부족과 엄청난 비용의 소요 등으로 과거 뿌리를 내리지
못했던 뮤지컬이 최근 들어 제작여건의 호전으로 갈수록 질과 양 면에서
급속한 성장세를 보이며 풍성한 무대를 선보이고 있는것.

또한 레퍼토리면에서도 번역뮤지컬 일객에서 벗어나 창작뮤지컬이 잇달아
등장,한국뮤지컬의 앞날을 밝게 하고있다.

현재 공연되고있는 작품은 지난91년부터 막을 올려 1천2백여회 공연에 25
만명의 관중을 동원한 "넌센스"(서울 인켈아트홀 2관)와 지난4월 공연을
시작한 "레미제라블"(9월26일까지,롯데월드 예술극장 5만명 관중동원)을
비롯 "샐러리맨의 금메달"(9월13일까지,연강홀) "애드립 시대"(10월10일
까지,삼성동 현대토아트홀) "루트레스"(무기한 공연,신촌 동방예술극장)
"연변 강냉이"(9월10~18일까지,세종문화회관 소강당) "뜬쇠가 되어 돌아
오다"(10월3일까지,대전 엑스포극장)등 7편.

뮤지컬공연이 이처럼 풍성한것은 경제성장과 더불어 뮤지컬의 제작여건이
대폭 좋아진데다 갈수록 여가가 늘어나는 추세에 있는 중산층에 가장쉽고
재미있게 어필될수있는 대중적인 장르이기때문.

연극평론가 김미도씨는 "뮤지컬애호인구의 폭발적인 증가추세와 맞물려
우리나라의 뮤지컬의 역량이 해가 다르게 놀라운 성장을 보이고있다"며
"앞으로 번역뮤지컬은 단순한 모방적수용에서 창조적수용으로,창작뮤지컬은
보다 분명한 한국적색깔로 치장하고 완성도를 높여나가야한다"고 강조했다.

서울 종로5가 연강홀에서 절찬리에 공연중인 극단 로얄씨어터의 "샐러리맨
의 금메달"은 일본 뮤지컬의 국내 초연무대로 샐러리맨들의 애환과 갈등을
그린 작품. 코미디적 요소가 가미된 작품으로 일본에서 지난해 8월
후루사토 카라반극단이 초연해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었다. 김광일 정현
노영화씨 등 중견배우들을 주축으로 24명이 출연하고있다.

또 극단 우리극장의 "애드립시대"(조근묵작 이석형연출)는 젊은이들의
한때의 방황과 고뇌를 다룬 창작뮤지컬. 한탕주의에 빠진 두젊은이가
순박한 가수지망생 영희와 세상에 찌든 밤무대무희 난영을 만나면서
그녀들의 모습을 통해 자기를 반성하고 참된 인생관을 찾는다는 내용.
"방황과 좌절,정상궤도로의 복귀"를 애드립(연극에서 연기자가 나름대로
대사를 바꾸거나 삽입하는 행동을 뜻하는 말)에 비유하여 코믹하게 그렸다.

현재 대전 엑스포극장에서 공연하고있는 서울예술단의"뜬쇠가 되어
돌아오다"는 무대공연에 최신 영상기법을 접목시킨 하이테크 창작뮤지컬.

10일부터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막을 올릴 서울 시립가무단의"연변
강냉이"(오태석 작.연출)는 돈벌이를 위해 서울에서 불법취업해 살고있는
중국연변동포들의 삶과 애환을 통해 우리사회의 모순을 통렬하게 비판하는
창작뮤지컬.

CM과 명상음악으로 유명한 작곡가 김도향씨가 이작품의 음악을 맡아 귀에
익숙한 CM송과 템포빠른 음악을 사용,뮤지컬의 박진감을 최대한으로 살렸다
고 가무단 측은 밝혔다.

<신재섭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