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무부 차관보 새도시 발표전 분당땅 구입
따라 밝혀지고 있다.
특히 상당수 법관들은 부동산투기가 한창이던 지난 80년대 중반 서울
서초.양재동 일대의 금싸라기땅을 대거 사들인 뒤 지금까지 나대지로 방
치하고 있으며, 일부 고위공직자들은 공직을 이용한 부동산투기 의혹을
받고 있다.
<> 이환균 재무부 제1차관보=이 차관보는 청와대 재정비서관으로 근무
하면서 분당 새도시 개발계획이 발표되기 직전 경기도 성남시 분당지역의
농지 1,646 를 매입해 공직에서 얻은 개발정보를 이용해 땅투기를 했다
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 차관보는 분당 새도시 개발계획 발표를 8개월 앞둔 지난 88년 8월31
일 성남시 분당구 운중동 457-1 논 5백여평을 사들였다.
이 차관보는 청와대 재정비서관으로 88년 5월부터 91년 3월까지 근무했
다.
특히 이 차관보가 이 논을 사들인 직후인 9월7일부터 성남 일대가 토지
거래 신고지역에서 토지거래 허가지역으로 바뀌어 더욱 의혹을 받고있다.
이에 대해 이 차관보는 "모두 아내가 알아서 한 일이어서 자세한 구입
경위는 알지 못하며 결코 공직에서 얻은 정보를 이용해 땅투기를 한 것은
아니다"고 해명했다.
이 차관보는 "분당 새도시 개발계획은 89년에 들어서 갑자기 입안된
것으로 알고 있으며, 더욱이 나는 청와대 재정비서관이어서 새도시 계획
입안에 대해서는 아는 바가 없었다"고 말했다.
이 차관보는 당시 이 논을 평당 6만원씩 3천만원에 샀으나 새도시 개발
이후 10배 이상으로 값이 뛰어 현시가는 평당 70만여원으로 3억여원을 웃
돌고 있다.
이 논은 판교에서 안양으로 향하는 왕복2차선 도로에 인접해 있으며,
농업진흥구역에서 제외돼 보존녹지로 지정돼 있다. 이 일대가 개발돼 보
존녹지가 풀릴 경우 땅값은 더욱 치솟을 것으로 부동산 관계자들은 내다
보고 있다.
이 차관보에게 이 논을 판 주민 김봉기(78)씨는 "88년 초부터 부동산
업자들이 몰려와 땅을 팔 것을 권유해 산 사람이 누구인지도 모른 채 팔
았다"고 말했다.
<> 박노영 청와대 치안비서관(치안감)=박 비서관은 지난 78년과 83년
두 차례에 걸쳐 대구시 평리1동 1052-9, 10 대지 189평을 사들인 뒤 대구
지방경찰청장으로 재직하던 92년 5월 대구 서구청으로부터 부인(54)과 본
인의 공동명의로 주유소 허가를 받아 지난 6월20일부터 영업중이다.
박 비서관은 청와대 비서관으로 근무하다 이곳에 지하 1층 지상 3층의
건물을 세운 뒤 지난 1월 경인에너지에 2억원을 담보로 주유소를 설치했
다.
박 비서관은 91년 7월부터 92년 7월까지 대구지방경찰청장으로 재직하
다 현재까지 청와대 치안비서관으로 파견 근무중이다.
박 비서관은 이밖에도 청와대 사정담당 파견근무중이던 지난 79년 5월
서울 강남구 삼성동에 대지 361.4 를 사들인 뒤 파견근무를 끝낸 이듬해
인 80년 10월 이곳에 4층짜리 빌딩을 지었다.
박 비서관은 이 빌딩을 기사식당.슈퍼마킷.독서실 등에 임대해주고
매월 3천여만원의 임대료를 받고 있으며 이번 재산등록 때 신고한 가격만
도 15억4천3백여만원이다.
이에 대해 박 비서관은 "아내가 동대문 종합상가에서 포목점을 운영해
번 돈과 유산으로 빌딩과 주유소 터를 사들였으며 직위를 이용해 재산을
모은 것은 아니다"고 해명했다.
<> 법원 수뇌부 땅투기=35억4천9백만원의 재산을 공개한 김헌무 수원지
방법원장은 서울고법 부장판사 시절인 지난 88년 5월 서초구 서초동 1676
-5 333.9 의 대지를 2억여원에 사들인 뒤 지금까지 나대지로 방치해놓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김 법원장은 지난 88년 고교 동창인 박아무개(54)씨와 공동으로 이 땅
을 산 뒤 5년여 동안 건물을 짓지 않고 방치해두었다. 이 땅은 김 법원장
이 5억9천여만원으로 신고했으나 인근 부동산업자들은 이 땅의 시가가 15
억여원에 이른다고 말했다.
18억8천1백만원의 재산을 신고한 박만호 대법관도 지난 88년 5월 부인
과 공동 명의로 서초구 양재동 393-3 349.5 의 대지(신고가액 16억8천만
원)를 사들였다.
당시 민사지법 수석부장판사를 지냈던 박 대법관은 이 땅을 2억원을 주
고 사들였으나 현재는 연간 4백만원의 임대료를 받고 알루미늄새시업자에
게 세를 준 상태이다.
이용우 서울고법 부장판사도 지난 81년 강남구 역삼동 720-26 328 (신
고가액 17억원)를 8천만원에 구입한 뒤 지금까지 12년 동안 그대로 방치
해둔 상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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