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실명제의 추가보완은 과연 더이상 없을까?"

박관용 청와대 비서실장이 지난2일 기자들에게 한 "실명제 추가보완은
더이상 없다"는 발언의 진의를 놓고 말들이 많다. 관심의 촛점은 크게
두가지로 나뉘어 진다. 이말이 정부의 공식화된 입장이냐,아니면 실명제의
기본뜻을훼손치 않겠다는 극히 원론적인 이야기냐가 그것이다.

발언의 진의가 후자일경우 문제는 별것 아닐수 있다. 그러나 전자라면
사정은 약간 다르다. 앞으로 정부는 실명제와 관련한 어느정도의 부작용을
감수하더라도 결코 추가 보완책을 내놓지 않겠다는,보다 강경한 뜻으로
해석될수 있는 것이다.

박실장의날 이같은 발언을 놓고 청와대나 민자당 과천 관청가 등에서는
저마다 다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우선 청와대 경제비서실은 아주 원론적
인 의미로 해석하는 분위기다.

한 경제비서실 관계자는"실명제가 단행되고 난뒤 일부에서 문제점을
지나치게 확대해석하고있는 것같다. 심지어 실명제를 실시하기전에는
조기실시를 주장하던 언론에서도 그런 반응을 보이는 경우가 있다.

박실장의 표현은실명제의 참뜻을 왜곡하고 그내용의 대폭적인 보완을
요하는 집단에대한 원론적인 경고성 발언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그러나 박실장의 발언이 있고난 다음날,또다른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본질적인 내용을 훼손치 않겠다는 말뜻 그대로다"라고 말해 다소 강경한
입장임을 내비쳤다.

반면 경제부처의 반응은 발언의 의미를 다소 가볍게 보는 쪽이다. 한
테크노크라트는 "과거 부가가치세 도입때 그러했듯 앞으로 실명제는
시행과정에서 끊임없는 시행착오와 문제점을 보일것이다.

그럴경우 선의의 보완책은 필요할 수밖에 없다"며 박실장의 발언은 기본뜻
을 결코 훼손치 않겠다는 단순한 의미로 풀이했다.

민자당의 한 관계자는 "박실장이 괜한 소리를 한게 아니냐"며 탐탁치 않은
반응을 보이면서도 구체적인 논평을 피했다.

이같은 반응을 종합하면 한가지 사실만은 분명해 진다. 박실장의 발언이
정부내 공식 의견조정을 거쳐 공표된 성격은 아니라는 점이다. 그렇다면
실명제는 어떠한 어려움이 있더라도 조기정착 시키겠다는 단순한 의지를
강조한것으로 볼수있다.

이런분석도 가능하다.

박실장이라면 대통령을 가장 측근에서 보좌하는 인물로 대통령의 뜻을
누구보다도 잘 헤아릴수 있다. 다시말해 박실장이 실명제에 대해 부정적
으로 보는 일부계층에게 김대통령을 대신해 강력히 경고한 것이 아닐까.

어쩌면 이같은 다양한 분석들이 모두 확대해석될수도 있다. 박실장의
발언이 다른 일로 기자들을 만났을때 우연히 나온것이었기 때문이다.

<김기웅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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