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정상의 여류 바이올리니스트인 안네 소피 무터(30)와 섬세한 기교
로 정평이 나있는 바이올린의 거장 기돈 크레머(47)가 내한,연주회를
갖는다.

초가을의 향취를 듬뿍 느끼게 할 이들의 연주는 그동안 산뜻한 선율에
목말라 있던 음악팬들의 갈증을 풀어줄 것으로 보인다.

9월2일 오후8시 예술의전당콘서트홀에서 내한공연을 갖는 무터는 9년만에
한국무대에 다시 서게되는 셈.

63년 독일 남서부 라인강변 라인페르덴에서 태어난 그는 7살때 독일청소년
콩쿠르에서 우승한뒤 13세때인 76년 루체른페스티벌 무대에 다시 모습을
드러내 세계를 놀라게 했다. 이재능을 눈여겨 본 카라얀은 그를 베를린 필
로 초빙,77년부터 함께 해외공연과 레코딩을 함으로써 일약 대스타로 성장
한다.

독일의 상징인 베를린필을 빛나게 하는 독일인 협연자의 등장은 독일국민
전체의 경사였다. 실제로 그가 현재 쓰고있는 스트라디바리우스는 독일정부
가 그의 출연을 기념해 종신토록 대여해 주고있는 1703년 제품.

카라얀이 죽은뒤 잠시 휴면기를 가졌던 그는 80년대 후반부터 다시 무대에
서 독일 고전주의와 낭만주의곡 뿐만아니라 현대음악까지 고루 연주하고
있다.

그의 이번무대 레퍼토리는 커리어의 "시계태엽",브람스의 "소나타 제1번
G장조", 모차르트 "소나타 E단조",프로코피에프의 "소나타 제 2번 D장조"
등이다. 램버트 오르키스가 피아노협연을 한다.

14일 오후8시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에서 7년만에 내한연주회를 갖는 기돈
크레머(47)는 라트비아공화국출신 유태계로 유명한 음악가들을 배출한
집안에서 태어났다.

모스크바 음악원에서 세기의 거장 다비드 오이스트라흐에게 8년간
바이올린을 배운 그는 69년 엘리자베스 국제콩쿠르와 파가니니 국제콩쿠르,
그리고 70년 차이코프스키 국제콩쿠르에서 우승,명성을 떨치기 시작했다.

이후 세계 각지를 돌면서 바로크음악에서 현대음악에 이르는 곡들을
연주하고있다. 섬세의 극을 넘어 신기의 연주라는 극찬까지 받는 그의
음악적 집중력은 완벽에 가깝다는 평을 듣고있다.

그는 특히 새로운 작곡가의 작품을 연주회마다 소개하는 것으로 유명한데
이번 연주회에서도 러시아작곡가 아르보 패르트의 "프라트레스"를 들려
준다.

레퍼토리는 모차르트의 "환상곡 d단조" "바이올린소나타 내림마장조"와
R 스트라우스의 "바이얼올 소나타 내림마장조" 등이다. 피아노협연은
러시아의 바딤 사하로프씨(48)가 맡는다.

<오춘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