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를 걱정하는 소리가 최근 부쩍 늘었다. 신문 방송들이 경쟁적으로
물가의 불안한 동향과 장래를 전하고 있다. 심지어 지난달 0.1%가 내려
7월말현재 4.1% 상승으로 후퇴했던 소비자물가지수가 이달들어 15일현재
0.3% 올라 정부의 연간억제목표 4~5%가 무너질 위험이 있다고
순간동향까지 추적하고 있다.

요즈음 여러구석에 물가불안요인이 도사리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경기회복을 부추기기 위해 통화관리를 신축적으로 하다보니 통화증가율이
연평균 18~19%선을 넘었으며 금융실명제 실시이후 중소기업 자금난을
덜어주기 위한 특별자금지원등 일련의 조치로 일시적으로 통화증가율이
20%를 넘기도 한것으로 전해진다.

게다가 올 여름의 기후불순으로 농산물작황이 매우 나쁠 것으로 보이는
것이 물가불안심리를 부추기고 있다. 또한 최근의 엔고현상이 일정한
시차를 두고 수입물가상승을 유발할수 있으며 금융실명제이후 일시적으로
관망세를 보이고 있는 거액의 부동자금이 추석전후부터 올연말까지
이동하는 과정에서 물가불안을 부채질할수 있다.

그러나 올해초까지도 디플레이션현상으로 물가가 크게 오르지는 않았던게
사실인데 지금도 국내경기는 여전히 심한 불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있기
때문에 물가가 수요측면의 요인으로 크게 오를위험은 그다지 많지 않다.
물가불안요인을 냉정히 분석할때 무엇보다 중요한것은 심리적 요인이며
바로 이같은 불안심리를 진정시키는 것이 시급하다고 생각된다.

통화증가율이 높고 시중에 돈이 많이 풀렸다고 하지만 통화유통속도가
낮아진 점을 고려해야 하며 농산물흉작이 예상되지만 정부미재고가
넉넉하며 현실적으로 가계지출에서 식료품비의 비중도 그리 높지않다.
공산품의 경우 가동률이 낮아 공급측면에서 여유가 있으며 유가와 금리가
상대적으로 안정세를 보임에 따라 원가상승압력도 없기 때문에 일부에서
걱정하는 것처럼 경기침체속의 물가상승인 스태그플레이션의 가능성은
크지않다고 본다.

그러므로 부동자금의 부동산투기를 철저히 단속하는 동시에 산업자금으로
연결되도록 금융실명제의 보완대책을 마련하는 한편 농산물 유통구조의
개선을 통해 매점매석행위를 방지하는 정도로 충분하다고 본다.
단기적으로 사정바람과 금융실명제로 뒤숭숭한 심리를 안정시키는 것이
시급하며 장기적으로는 시장자율을 위한 제도개선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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