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검은돈의 은신수단이자 은행수신의 효자로 각광을 받았던
양도성예금증서(CD)는 사라질것인가.

실명제실시이후 지속적으로 빠져나가는 CD자금을 다시 끌어들이기위해
은행들이 비상이 걸렸다. 재무부는 지난21일 각 은행들에
"CD이탈자금재예치를 위한 방안"을 23일까지 내도록 지시했다. 그러나
간사은행인 한일은행이 각 은행의 방안을 취합한 결과 이탈방지를 위한
뾰죽한 방법은 없었다. 만기가된 자금만큼 다시 CD를 살경우 국세청통보를
면제해달라는 건의등이 고작이었다. 특히 정부가 기대했던
CD대체상품에대한 아이디어는 특별한게 없었다.

그동안 CD가 은행권에서 차지했던 비중은 막강했다.
발행잔액만도 13조여원에 이른다.
이 돈은 은행수신의 효자로 작용,대출재원으로 사용돼왔다.
더욱이 총통화(M )에도 포함되지않는 장점도 있었다.
금융실명제가 실시된뒤에는 사정이 달라졌다.
지난13일부터 20일까지 6백33억원이 은행권을 빠져나갔다.
거액예금주가 움직이지 않았는데도 그랬다.
앞으로 거액예금주가 본격적으로 CD자금을 빼내가면 사정은 걷잡을수 없을
정도로 악화될것은 뻔한 일이다.
은행수신에 막대한 타격을 초래한다.
일시적이나마 현금상환된 돈은 총통화증가율을 높일 것이다.
따라서 어떤식으로든 CD자금이탈방지를 위한 대안들이 나와야만 할
상황이다.

23일 은행들이 낸 건의에서 CD대체상품으로 주목을 끄는 것은
시장금리연동형정기예금(MMC)과 표지어음매출. MMC는 정기예금의 성격을
가진것으로 고정금리가 아니라 시장실세금리를 보장해주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일본의 경우 CD금리에서 1. 75%를 뺀 금리를 MMC금리로
결정하고 있다.

정기예금특유의 안전성에다 실세금리를 보장,돈을 끌어들이는 상품인
셈이다. 그러나 CD만큼의 흡인력은 가지지 못한다는것이 금융계의
지적이다. 즉 중간에 다른 사람에게 자유자재로 팔수있는 양도성이 없다는
것이 가장 큰 약점이라는 것이다. 이런 약점에도 불구하고 MMC는 CD의
가장 유력한 대체상품으로 꼽히고있다. 오는 10월초로 예상되는
제2단계금리자유화와함께 판매가 허용되면 MMC는 CD만은 못하더라도
자유금리상품으로 각광받을것으로 예상된다.

표지어음매출허용도 은행들로선 고대하는 부분이다. 표지어음은 은행들이
기업들에 할인해준 어음을 한장에 묶어 고객에 되파는 상품이다. 기간도
비교적 단기이고 금리도 고수익이라는 장점이 있다. 따라서 본격적으로
매출이 허용되면 상당한 시중자금을 끌어들일수있을것으로 은행들은
기대하고있다. 그러나 가장 큰 문제는 당국이 과연 허용할지 여부이다.
지난3월 금융규제완화때도 한은이 허용을 검토했으나 단자사등의 강한
반발로 보류한적이 있기 때문이다.

이같이 CD를 대체할수있는 상품이 당장 개발될수있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CD에 들어와있는 검은돈이 빠져나가는 것은 어쩔수 없더라도 순수한
투자가들을 끌어들이기위해 CD의 장점을 더욱 강화하려는 은행들이 많다.
예컨대 현재 연10%로 돼있는 발행금리를 회사채유통수익률수준까지 대폭
인상하는 것이 한 방법이다. 벌써부터 일부은행은 연13%로 CD발행금리를
인상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결국 CD는 현재의 국세청통보를 면제해주지않는한 일시적으로나마 대거
이탈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국세청통보를 면제해주는 것은
실명제정신과 배치된다는 것이 정부의 시각이다.

결국 실명전환기간인 10월12일이 지나면 CD이탈자금은 순수한 투자가들을
중심으로 다시 CD로 유입되거나 새로 개발될 신상품인 MMC등으로 은행에
들어올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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