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내벽 라이프주택개발 회장의 전격퇴진을 둘러싸고 정치적인 색채가
짙다는 의문이 제기되는 등 퇴진배경이 화제가 되고있다.

은행측에서는 라이프의 경영정상화를 위해서는 조회장의 퇴진이 불가피
했으며 이는 "순수한 금융논리"에 의한 결정일 뿐이며 정치적인 요인은
전혀 없었다고강조하고 있으나 의혹을 떨치지 못하는 시각들이 많다.

정치적인 고려 가능성은 조회장의 동생인 정민씨( 라이프유통 대표)가 6공
때 월계수회 핵심멤버 였던데다 라이프주택이 26억원의 비자금을 정치권에
전달했다는 구체적인 증빙이 나타났다는 (노조주장)점에서 비롯되고있다.

특히 노조가 입수한 정민씨 수첩에서 민자당의원 이름과 계좌번호 등이
발견돼 조회장의 퇴진배경에 정치냄새를 배제할 수 없다는 의견들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이에대해 김영석 서울신탁은행장은 "나의 명예를 걸고 말하지만
정치적인 고려는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퇴진 결정이 전격적으로 이뤄져
경제논리가 아닌 다른 요인이 작용했을것으로 보는 사람들이 있으나 은행
측 으로선 오랫동안 라이프의 처리문제로 고민해왔으며 이번 결정이
갑작스런게 아니라고 김행장은 지적했다.

실제로 신탁은행은 라이프문제를 해결하기위해 갖은 노력을 기울인 결과
부도아니면 조회장퇴진후 정상화로 압축한다음 부도내는데 따른 파장이
큰데다 담보도 충분해 조회장퇴진이후 정상화로 최종결정을 내렸다.

다만 사나흘정도 시간을 갖고 일을 하려했으나 노조측에서 확인되지도
않은 라이프의 비자금 증빙을 곳곳에 뿌리고 다닌다는 소문이 나돌고 회사
측과 갈등이 확산돼 더이상 주저할수 없어 20일 저녁 발표하게 됐다는게
은행측 설명이다.

더군다나 정치권연계해석의 한고리인 정민씨의 월계수회경력은 그자체만
보면 분명한 사실이지만 그것이 조회장퇴진을 몰고온 이유로 해석하는것은
과민반응이라고 은행측은 밝혔다.

이는 정민씨와 조회장이 4,5년전의 재산분쟁으로 "조상 제사때도 만나지
않는 견훤지간"인데다 조회장은 월계수회 멤버도 아닌데 어떻게 조회장
퇴진를 정치권과 연결시킬수 있는냐는게 은행사람들의 얘기다.

일부에서는 월계수회 멤버와 가까웠던 정민씨의 경력을 의식,형의 퇴진은
다분히 보복적인 성격이라고 추측하고있으나 이는 라이프의 실정을 모르는
사람들의 입방아라는 것이다.

한쪽에선 김영석 서울신탁은행장이 정민씨의 손윗동서여서 라이프를
야멸차게 다루기 어려웠을텐데 회장의 퇴진이라는 강수로 나온것은 정치권
과의 교감없이는 하기어려운 조치라고 지적했다.

이에대해 김행장은 "동서인 정민씨와 가까이 지내지도 않는데다 라이프가
어려웠던 것을 직원들이 모두 알고있었고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를 놓고
임원들과도 오랜동안 고심한 끝에 결정했는데 정치적인 시각에서 논하는
것은 단순한 추측일뿐" 이라고 일축했다.

김행장은 금융논리에 의한 해결에도 불구하고 동서지간 이라는점 때문에
오해를 살까봐 고심했다고 한다.

조회장도 은행측에서 경영권을 내놓으라고 요구하자 회사를 위해서라면
어쩔수없지않는냐며 "저항없이 받아들였다."고 은행측은 밝혔다.

다만 그가 보유부동산(은행담보로 들어있는게 4천5백억원상당)을 부동산
경기가 좋았던 2,3년전 은행요구대로 팔았더라면 회사는 물론 자신도 살수
있을텐데 부동산에 대한욕심을 버리지 못한것은 아쉬움으로 남는다고 지적
했다.

김행장은 이번 조회장의 퇴진 결정은 "기업도 살고 은행도 살려야 한다는
금융논리에 따른 결정"이라면서 "오히려 바깥에서 어떻게 그렇게 어려운 일
을 해냈느냐며 격려성 전화를 하기도했다."고 말했다.

김행장은 그러나 조회장 퇴진이 일부에서 받아들이는 것처럼 "엄청난 일"
이 아니며 경영이 정상화 된다며 그가 다시 복귀하지 말라는법도 없다고
덧붙였다.

은행측은 경주조선호텔만해도 1천6백억원은 받을 수있고 미수금도 7백50억
원에 대해 부동산매각만 잘되면 경영은 정상화 될수있다고 보고있다.

경영이 안될경우 라이프주택개발을 팔아치울수 있으나 정상화 가능성이
높은만큼 우선 기업이 잘돌아가도록 최대한의 노력을 기울여 성과가
나타날 경우 다시 조회장에게 경영권을 돌려줄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가설대로라면 라이프의 운명은 경영이 잘되면 조회장이 되찾을 수
있고 안되면 주인이 바뀌는 것도 생각해볼수있다. 물론 최악의 경우 은행
측이 라이프를 부도내고 채권회수에 들어갈 수있으나 뒤처리문제를 고려할
시점은 아니라는게 은행측 얘기다.

한편 검찰은 해고직원이 라이프의 비자금 26억원을 폭로했으나 이들이
조회장들을 횡령혐의로 고소해올 경우에만 조사하겠다고 밝히고있다.

이번 조회장의 퇴진조치가 은행이 부실기업에 대한 정리를 소신있게
해나가는 새로운 기업정책이라고 본다면 앞으로 다른 은행들도 부실기업을
바같눈치 보지않고 은행판단에 따라 다룰 것이라는 점을 시사하고있어
주목된다.

<고선철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