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승세가 주춤해졌던 수출이 달러당 1백엔시대를 맞은 엔고에 힘입어
자동차 전자 철강등을 주축으로 다시 활기를 띠고 있다. 일본의 막대한
무역흑자를 감안할때 엔화환율은 연내에 달러당 1백엔이하로 떨어질
가능성이 커 엔고는 장기간에 걸쳐 수출을 호조로 이끌것으로
기대되고있다.

엔고는 대일수출을 직접적으로 늘리기보다 일본상품과 경쟁하고 있는 미국
아시아등 제3국시장에서의 우리상품 수출경쟁력을 상대적으로 높여 수출을
확대하는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되고있다.

일본업체들은 엔고의 영향으로 자동차 철강 반도체 폴리에스테르직물
공작기계등의 수출가격을 지난상반기중 이미 인상한데 이어 컬러TV VTR등
전자제품과 철강등의 수출가격 추가인상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엔고의 영향은 업종별로 명암이 크게 엇갈릴 전망이다.

수출주력업종인 자동차 전자 철강및 조선등은 엔고로 수출경쟁력이 크게
나아지겠지만 부품의 대일수입의존도가 높은 기계등등 일부업종의 경우는
오히려 채산성이 나빠질 것으로 우려되고있다. 또 섬유를 비롯한 경공업
부문은 엔고에도 불구하고 경쟁력을 이미 잃은데다 중국등 후발개도국의
추격으로 수출회복을 기대하기 어려운 형편이다.


<>.전자= 전자분야는 엔고의 혜택을 톡톡히 보고있어 두자리수의 수출
신장이 기대된다. 특히 미애플사가 금성사에 내년까지 2억달러 상당의
모니터를 수입할 뜻을 밝히는등 엔고에 따른 장기 대량 구매요청이 잇달고
있다.

반도체는 일본업체들이 대미 수출가를 상향조정, 수출 물량의 확대는 물론
채산성도 크게 향상됐으며 카메라 팩시밀리등은 외국바이어들의 구매주문을
다 소화하지 못하는 실정이다.가전부문도 대일수출이 느는등 모처럼 침체의
늪에서 빠져나오는 발판을 마련했다.

반도체는 엔고로 일본 경쟁업체들이 수출가를 올리면서 국산품의 가격
경쟁력이 크게 향상됐다. 수출주력품인 D램의 경우 삼성전자 금성일렉트론
현대전자등 반도체3사가 모두 오는 4.4분기 생산물량까지 수출계약을 거의
마무리 지은 상태이다. 엔고가 지속될 경우 이같은 호황은 내년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가전은 지난 상반기까지는 엔고의 영향을 별로 받지 않았으나 하반기부터
대일 수출이 느는등 그 효과가 점차 가시화되고있다. 금성사 삼성전자
대우전자등 주요 가전업체들의 상반기중 수출신장률은 평균 5~6%수준에
불과했으나 7월들어 10%이상의 신장세를 나타내고있다. 게다가 컬러TV
VTR등 주력 가전의 부품 국산화율이 90%이상에 이르고있어 엔고에 따른
수입액 증가 부담은 적은 편이다.

컴퓨터등 정보통신기기의 수출물량은 20%이상 급증하고있으나 외형 성장에
비해 채산성이 나쁜 문제점을 안고있다.

삼성항공 현대전자등 국내카메라업계는 올해 엔고에 힘입어 사상처음으로
1억달러수출과 4천여만달러 상당의 무역수지흑자를 기록할 전망이다.

80년대중반 일본카메라모델 도입생산으로 시작한 국내카메라업계는 지난
91년까지 대일수입의존도가 높아 매년 1천만달러이상 무역적자를
기록했으나 지난해부터 독자모델카메라개발과 엔고등으로 수출산업으로
급성장하고 있다.

특히 국제적으로 인기가 높은 3배줌 2배슬림줌등 줌계열카메라는 한국과
일본만이 독자모델을 생산,엔고로 국산제품가격경쟁력이 계속 높아지고있다.

삼성항공 현대전자등 국내카메라업계는 지난 상반기동안 월평균
8백만달러어치를 수출했으나 하반기에는 월 1천만달러를 넘어설 전망이다.

OA(사무자동화)기기중 팩시밀리는 일본업체들의 저가기종생산포기로
수출이 급증하고 있으나 복사기는 국내독자모델이 거의 없는데다
대일수입의존도가 높아 엔고가 오히려 악재로 작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삼성전자 금성사 대우통신 신도리코등 팩시밀리 생산업체들은 무라다
사프등 일본업체들의 저가기종생산포기로 올들어 50만원대의 저가팩시밀리
를 본격 생산, 내수판매와 함께 수출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자동차수출= 엔화가치가 가파른 상승곡선을 나타내기 시작한 지난 2월
부터 호조를 보이기 시작, 7월말까지 31만3천대를 수출해 전년동기대비
38.5%의 높은 증가율을 나타내고 있다.

특히 엔고에 따라 도요타 닛산등 일본자동차업체들이 자동차 판매가격을
잇달아 인상, 국내업체들의 가격경쟁력이 더욱 개선되고 있고 채산성 또한
좋아지고 있다.

실제로 미국시장에서 현대자동차는 올들어 두차례에 걸쳐 쏘나타 엑셀
엘란트라등 주력수출 차종의 가격을 인상했는데도 일본 경쟁차종의
가격인상률이 워낙 높아 가격경쟁력은 더욱 개선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미국시장에 가장 많이 수출되고 있는 엘란트라의 경우 대당
8천9백95달러였으나 지난3월 9천1백49달러로 인상한데 이어 최근
9천3백99달러로 가격을 올려 올들어서만 4.5%를 인상했다. 그러나
경쟁차종인 혼다 시빅DX가 4.9% 인상해 가장 낮은 인상률을 보였을뿐 닛산
센트라가 5.3% 마쓰다 프로테지가 8.3% 인상됐고 도요타 카롤라는 15.2%
나 가격을 올렸다.

엑셀도 6.1% 가격을 인상했으나 경쟁차종의 평균 가격인상률은 7.2%에
달했다.

이에따라 미국 자동차시장에 불고있는 바이 아메리칸(Buy American)운동
으로 수입자동차 판매가 극히 부진한 가운데도 현대자동차의 엑셀과
엘란트라는 상반기중 수입 동급차종중 최고의 신장율을 기록했다.

이와함께 올들어 미국시장을 제치고 최대 자동차시장으로 부상한
아시아시장과 중남미 동유럽 등지에서도 일본차와의 경쟁에서 가격의
우위를 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업계 일각에서는 엔고가 호재이기는 하나 국내자동차업계의 대일
부품수입의존도가 높고 미국시장의 판매가 급증하고 있지 않다는 점을 들어
썩 좋지만은 않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특히 지난해 우리나라 자동차업계가 매출액의 7.6%에 해당하는 금액을
해외부품수입에 사용한데다 이중 64.6%를 일본에 의존, 엔고로 부품수입가가
크게 높아지고 있는 것을 걱정하고 있다. 더욱이 국내판매량이 월등히
많은만큼 부품가격상승으로 국내에서의 채산성은 더욱 낮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유럽통화도 엔화에 약세를 보이고 있어 국내자동차의 유럽수출에도
어려움이 생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하지만 일본업체들이 또한차례의 가격인상이 불가피한 만큼 일본차와의
경쟁에서는 뚜렷한 강세를 보일 것이라는데는 이견이 없다.

따라서 우리나라의 올해 자동차수출은 지난88년의 56만4천대를 넘어서는
사상최대수준을 기록할 전망이다.


<>.조선= 일본과 함께 세계조선시장의 양대산맥을 이루고 있는 우리조선소
들은 엔고에 따른 상대적 이익을 톡톡히 보고 있다.

일본조선소들은 계약을 엔화베이스로 하고 있는 반면 우리 조선소들은
달러화로 계약을 체결하고 있어 적어도 환율변동폭만큼의 가격경쟁력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또 조선기자재가 대부분 국산화돼 원가상승부담도
작은 편이다.

일본선사들은 엔고영향으로 자국조선소에 발주하던 것에서 벗어나 올들어
최근까지 6척의 선박을 우리 조선소에 발주하기도 했다.

올들어 지난 7월말까지 우리 조선소는 6백66만GT를 수주한 반면 일본은
2백90만GT를 수주하는데 그쳤다. 우리 조선소가 물량기준으로
세계1위조선국인 일본을 앞지르고 있는 것은 처음있는 일이다.

현재와 같은 수주양상이 지속되면 올해는 우리나라가 세계1위
조선수주국이 될것이 확실시 된다.

그러나 업계는 올들어 물량확보에만 급급한 수주경쟁을 벌여 올해 수주한
선박을 건조, 인도하는 시점인 내년말께는 조선업체들의 채산성은 올해보다
크게 떨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기계= 일본제 부품의존도가 높은 기계업체들은 엔화가 강세를 보일수록
원가상승부담을 우려하고 있다. 수입부품의 대금을 대부분 달러화로 결제
하기때문에 엔고에 따른 기계업체들의 채산성은 악화되고 있다.

또 일본업체와 기술제휴를 체결할 경우 기술도입료 지불부담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엔고로 수출호기를 맞고 있지만 기계수출비중이
낮고 수입부품 가격상승분만큼의 가격경쟁력을 갖추지 못해 수출채산성도
좋지 않은 편이다.

기계업체들은 엔고에 따라 부품수입선을 일본이외지역으로 돌리는 문제도
검토하고 있으나 수송비부담등을 우려, 수입선전환이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기계업체가운데 공작기계메이커들이 엔고영향으로 가장 고전하고 있다.
수치제어(NC)방식 공작기계의 핵심부품인 컨트롤러와 서보모터는 거의 전량
일본에서 수입하고 있는데 이들 부품이 제조원가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0~35%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공작기계 전체 생산중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은16~17%에 불과하며 엔고에 따라 제품가격상승이 불가피해
수출채산성이 더욱악화될 것으로 보인다.


<>.철강= 대일수출이 신장되고 일본제품과 경합하는 중국 및 동남아로의
수출여건이 크게 개선되겠지만 물량확보가 여의치않아 엔고로인한 수출증대
효과는 그리 크지 않을 전망이다.

내수호조로 품목에 따라서는 수출물량을 줄여야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올들어 7월말 현재까지 지역별 수출비중(물량기준)은 중국 31%,동남아 28%,
일본 24%,기타 17%등. 주력시장이 모두 일본제품과 경쟁하는 시장인 셈이다.
따라서 엔고에 따른 가격경쟁력강화로 수출여건이 크게 호전될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문제는 물량이다. 수출물량의 30%를 차지하는 열연강판의 경우
내수신장으로 이미 하반기 수출물량을 상반기보다 축소키로한 상태이며
철근(6%) 선재(2%)등은 내수충당을 위해 수입까지해야하는 형편이다.
냉연강판(18%)도 내수확대로 서서히 수출을 줄여나가야하는 상황이고
후판(6%)은 주요수요업종인 조선경기의 활황으로 수출물량을 구할수
없다는게 수출관계자들의 얘기다.

강관정도만이 엔고의 덕을 당장 볼 수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른 품목에
비해 내수신장속도가 덜한데다 일본 동남아등을 주력시장으로 하고있다는
점에서 그렇다.

철강업계관계자들을 엔고에 힘입어 자동차 전자 조선등 철강수요업종의
수출이 신장되면 그에따른 국내수요증가로 철강수출의 증가속도는 오히려
낮아질 것으로 보고있다.

한편 장기적으로는 엔고가 일본철강업체들의 해외진출을 가속,가전제품의
경우처럼 동남아에서 생산되는 일메이커들의 철강제품과 경쟁해야하는
상황이 오지않을까 우려하는 분위기도 있다.


<>.시멘트= 주력수출시장인 동남아시장에서 일본산 시멘트와 경쟁관계에
있으나 엔고로 인한 수출증대는 크게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일본업체들은 올해초부터 엔화강세에 대비,이미 수출가격을 상당히
낮추어놓은 상태인데다 올해 1천1백만t수출을 목표로 하고 있어 이의
달성을 위한 밀어내기식 수출을 독려하고 있다.

일본의 시멘트수출가격은 최근 당 29달러(클링커기준 FOB가격)내외로까지
떨어져있으며 이에따라 국내업체의 수출가격보다 여전히 t당 1달러내외 싼
상태다.

일본업체들이 엔화강세에도 불구하고 수출가격을 오히려 낮출수 있는것은
시멘트소성로의 주연료로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유연탄가격이 엔고에
따라 상대적으로 싸졌기 때문이다. 수출가격인하에 따른 채산성악화를
유연탄 가격하락에 따른 생산비 절감으로 보전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따라 국내 시멘트업계의 수출은 올들어 지난 7월말까지 2백27만4천t
으로 시멘트부족을 겪었던 지난해보다는 크게 늘어났으나 연말까지
목표치(4백만t)달성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엔고가 시멘트업체들의
수출확대에는 별 영향을 주지 못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석유화학=삼성종합화학등은 엔화강세를 틈탄 HDPE(고밀도폴리에틸렌)등
합성수지의 대일수출증가로 재미를 보고있다. 세계적인 공급과잉여파로
석유화학업계의 채산성이 바닥인 상황에서 발생한 엔화강세는 아시아시장에
미치는 한국의 영향력을 더욱 강화시키는 요인이 되고있다.

올들어 지난5월말까지 석유화학제품의 대일수출은 1억1백만달러로 지난해
같은기간의 8천9백만달러에 비해 13.5%가 늘어났다.

이는 일본업체들이 세계적인 공급과잉에다 엔화강세까지 겹쳐 공장가동률
을 낮추면서 발생한 현지시장의 공백을 한국업체들이 공략하고 나선데
따른 것이다.

7월20일까지 한시적으로 적용되는 GSP(일반특혜관세)혜택도 한국산의
대일수출을 늘린 요인으로 꼽힌다.

일본은 평상시 합성수지에 대해 당 21~22엔의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

올1~5월중 대일수출을 품목별로 보면 합성수지(HDPE LDPE PP기준)가
1만7천5백t으로 지난해 같은기간의 1만2천1백t에 비해 1백45%가 늘어났다.

업체별로는 삼성종합화학이 올들어 지난7월말까지 지난해 같은기간에 비해
5배가 증가한 1만6천t의 HDPE를 수출, 국내최대 대일수출업체로 부상했다.

이 실적은 대일HDPE수출의 80%, 전체합성수지수출의 절반수준에 이르는
것이다.

삼성은 HDPE필름류(F120A기준)를 동남아에서보다 t당 80달러정도비싼
6백50달러(C&F기준)로 일본에 수출했다.

쌍용정유 경인에너지도 올들얼 지난5월말까지 톨루엔 크실렌을 10만t
수출, 일본의 방향족시장을 활발하게 개척했다.

한편 해외시장에서 한국은 수출이 크게 늘고 일본은 오히려 크게 줄어들고
있어 엔화강세가 한국에 상대적으로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는것을 분석된다.

한국은 올들어 지난7월말까지 지난해 같은기간에 비해 39%늘어난 19만t의
합성수지를 수출했다. 반면 일본의 경우 지난6월중 HDPE수출이 지난해
보다 36.7%, PP가 28.2% 각각 줄어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