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무용가 민준기씨(51)가 최근 미국 남캘리포니아대 사회과학 대학원
에서 우리 전통궁중무용인 처용무 속에 내재된 예술적 가치와 미적 원리를
찾아내 새롭게 재해석한 논문"궁중정재 처용무에 관한 고찰"로 무용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서구문화가 홍수처럼 밀려오면서 그동안 쌓아온 우리의 훌륭한 전통적
심성과 미의식들이 점차 퇴색해가고 있습니다. 현재 전하는 궁중정재중
가장 오래된 춤으로 1,000여년을 끊이지않고 전해내려오면서 우리 정서에
큰영향을 끼쳐온 처용무의 예술적 가치를 새롭게 부각시킴으로써 전통문화
에대한 관심과 공감대를 널리 형성해 보고자 한것이 이번 연구의 목적
입니다."

학위논문을 통해 처용무의 특징을 정치 역사 종교 정신분석학 적으로
철저하게 분석,처용무만이 가지고 있는 독창적인 가치들을 일목요연하게
도출해냈다고 밝힌 민씨는 이번 연구의 가장큰 성과는 무엇보다도 대표적인
전통무용이 현대에 새로이 형상화될수있는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90년 명지대 사회교육 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받고 곧바로 박사과정
을시작한 민씨는 어학문제로 어려움을 겪기도했지만 공연실적을 많이 반영
해줬고 다행히도 지도교수인 주디 솔터씨가 한국 일본 인도등 동양무용에
조예가 깊어 많은 도움을 받았다고 전했다.

솔터교수는 로열발레단과 마사 그레이엄무용단에서 활동했던 무용수이기도
하지만 무용이론가로 더 정평이 나있다고 소개한 그는 86아시안게임과 88
올림픽때도 식전행사로 마련된 공연을 보기위해 한국을 찾을 정도로 한국
무용에 대한 열의가 대단하다고 덧붙였다.

자신도 뒤늦게 박사학위를 땄지만 예술세계에서 학벌을 중시하는 풍토는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고 강조한 그는 춤꾼은 어디까지나 춤으로 승부를
내야한다고 말했다.

민씨는 내년 봄쯤 이번 학위논문을 정리해 개인발표회를 가질 계획이다.

국민학교 5학년때부터 무용을 시작한 민씨는 김진걸 김백봉 선생에게
사사했고 86아시안게임문화행사로 대통령상을,80년 대한민국무용제에서
"선유몽"으로대상격인 연기상을 수상한바 있다.

<백창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