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이란 말의 뜻은 "보편적"이라는 의미이고 또 종교란 국경이나
민족을 초월하는 것이므로 언뜻 생각하기에는 국민으로서 믿는데 별로
문제될것이 없을것 같다. 그러나 근대의 국민국가가 형성되면서 정부의
정책과 종교적인 양심사이에서 고민하게 되는 경우가 가끔 있다.

현재 한국사회에서도 산아제한 또는 개신교회의 일부종파에서 거론하는
병역문제가 바로 그런 경우이다. 역사적으로는 불교나 천주교등 종교가
이땅에 처음 전래되었을때 정부의 탄압으로 순교한 경우가 적지않다.

그러나 이보다 개인적인 갈등이 더 심했을 경우가 있다. 국가나 민족을
위하여,또는 종교적 양심을 위하여 적극적으로 양자택일을 해야 하는
경우가 그것이다.

그 대표적인 경우가 황사영(1775~1801)과 안중근(1879~1910)이다.
황사영(알렉산드로)은 정약현(정약용의 맏형)의 사위로 1801년에 중국
북경에 있는 천주교 주교에게 국내의 혹독한 박해의 전말과 외세를
끌어들이는 편지(백서)를 보내려 했었다. 이것이 역사상 유명한 황사영
백서사건으로 당시로서는 일종의 역적행위라 할수 있었다.

안중근의사의 경우는 성격이 다르지만 아무리 국가와 민족을 위한
일이라고 할지라도 크리스천으로서 사람을 죽일수 있느냐는 문제가
발생하게 된다. 그리고 당시 조선천주교회를 이끌었던 프랑스인
뮈텔주교는 "살인죄"로 단죄되었었다.

그렇다고 안중근의사가 천주교회에 의해 파문 또는 추방당했었다는 속설은
근거없다. 안의사는 의거후 여순감옥에서 상고를 포기하고 사형집행을
기다리는 동안에 이 세상 모든것을 청산하는 고백성사와 종부성사,그리고
영성체를 하였다는 기록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또 안중근이 이토 히로부미(이등박문)를 처단한 행위는 "조국과 민족의
방어를 위한 전쟁과정에서 빚어진 살상행위로 단죄하지 않는것이 교회의
관례"이며 구체적 선례로 프랑스의 잔 다르크등을 드는 여론이
가톨릭교회내에서 강력하게 대두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8월의 문화인물 안의사를 위하여 21일 김수환추기경 집전으로 추모미사가
거행될 것이라고 한다. 이를 계기로 교회내에서도 안의사에 대한 정당한
평가가 내려지게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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