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상품이건 나름대로의 계절성을 갖는다.

특히 농산물의 경우는 더욱 계절성이 뚜렷하며 시기에 따른 가격변화가
크다. 그중에서도 쌀값의 계절성은 특별히 눈에 띈다. 때문에 다른상품에
별로 붙어 다니지 않는 계절진폭이라는 말이 쌀값에는 붙여져 쓰인다.

쌀값의 계절진폭은 쌀이 갖는 상품적 특성,다시말해서 한달 남짓한
추수기에 수확, 다음 추수기까지 1년을 두고 소비되는상품이기 때문에
소비 시점에 따라 보관비용이나 금리등의 유통비용이 함께 가산된
가격으로 팔릴수 밖에 없다는 특성에서 설명된다.

지난 3년간 쌀값의 계절진폭은 연중3~4%수준에 불과하였다.
전문연구기관에 의하면 쌀값의 계절진폭은 추수기 쌀값을 기준으로
18%정도는 비싸게 이루어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렇게 되어야 농민이나
상인이 쌀을 보관해 가면서 시장출하시기를 선택하는 경제행위를 할수있게
된다는 것이다.

민간유통기능 활성화를 위하여 제일 먼저 필요한 것은 쌀값의 계절진폭을
허용하는 문제라고 공청회에서나 전문가들은 한결같이 주장한다. 낮은
방출가로 정부미를 무제한 방출하여 쌀값을 억제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이루어져야 할 계절진폭이 생기지 않는데서 문제가 생긴다고 하는 것이다.
때문에 쌀을 정부의 물가관리대상품목에서 제외시키든지 아니면 단경기인
7,8,9월 쌀값을 전월가격으로 거치시킴으로써 단경기의 높은 쌀값이
물가지수에 반영되지 않도록 하든지, 그것도 안되면 쌀의
물가지수가중치(소비자물가의 경우 5.34%)를 대폭 인하하여 쌀값이 좀
오르더라도 전체 물가에 주는 영향을 아주 작게해야 할것이라고까지
주장하기도 한다.

또한 도시가계비에서 쌀값이 차지하는 비중이 가구당 3.4%정도밖에
안되는 수준이므로 100만원 소득의 가구 1인당 한끼 쌀값은 100원정도밖에
안될 뿐만 아니라 쌀을 귀중하게 여기는 국민적 정서에서 볼때도 지금의
쌀값에 대한 소비자의 반응은 의외로 긍정적임을 많은 소비자단체들은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와는 대조적으로 물가를 관리하는 입장은 상당한 거리를 보인다.

쌀의 물가가중치가 단일품목으로서는 제일 클뿐만 아니라 쌀값상승이
물가상승을 선도하는 것으로 이해했던 과거 쌀부족시대의 경험때문에
쌀값에 관한한 전혀 유연성을 보이지 못하고 있으며 또한 개별품목의
특성을 고려한 물가관리가 사실상 어렵기도 하다는 것이다.

특히 쌀값에 대하여는 추수기에 정부수매를 하지 않으면 자연스럽게
계절진폭이 이루어질 것이 아니냐하는 생각을 하는 사람도 없지않다.
결론적으로 오늘날 쌀값의 계절진폭문제는 자연스럽게 이루어지도록
되어있는 계절진폭을 일률적인 물가관리기준에 의하여 인위적으로
억제함으로써 발생한 문제이며 이는 결국 민간시장기능을 위축시키는
중요한 원인인 것으로 이해되는 것이다. 따라서 양정제도개선의 중핵을
이루는 쌀의 민간유통기능 활성화를 위해서는 쌀값의 계절진폭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질수 있도록 필요한 정책대응을 강구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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