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아침에 공중분해된 비운의 기업 국제그룹의 재기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번 헌재의 결정으로 양정모전국제그룹 회장은 국제그룹계열사에 대한
반환소송에서 일단 유리한 입장에 섰다.

현재 양전회장은 국제그룹 해체당시 국제상사등을 인수했던
(주)한일합섬을 상대로 주식인도 청구소송을 진행중이다.

비록 양전회장이 지난해 이 사건 민사소송의 1심에서 패소판결을 받았으나
헌재의 위헌 결정은 항소심인 서울고법이 존중해야 하는 입장이다.

헌법재판소법 75조(인용결정의 효력)는 헌법소원의 인용결정을 모든
국가기관을 기속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때문에 서울고법 담당재판부로선 국제그룹해체의 위헌을 기본전제로
주식인도 반환여부를 가려야하는데 양전회장측이 승소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게 법조계의 견해다.

양전회장이 2심에서 승소하고 법률심인 대법원의 상고심에서 승소가
확정될 경우 국제그룹계열사의 또다른 인수자인 극동건설 동국제강등을
상대로도 주식인도청구소송을 낼것이 확실하다.

이와함께 국제그룹측은 이번 헌재 결정이 대통령과 재무부장관의
불법행위를 인정한 만큼 이들을 상대로한 손해배상청구소송도 낼수 있다.

만약 양 전회장측이 빼앗긴 국제그룹을 원래대로 돌려받지 못한다면 당시
빼앗긴 재산의 실제가액에서 실제 자신이 보상받은 가액의 차이를 요구하는
원상회복청구소송을 제기할수도 있다.

이번 결정은 민사소송외에도 국제그룹해체와 관련된 형사상 고소사건에도
큰영향을 미칠것으로 보인다.

지난 89년3월 양전회장과 국제그룹복권추진위원회 조성기대표등 4명은
김만제 정인용 당시 재무부장관과 이필선 전제일은행장등 관련자 7명을
직권남용및 업무상배임교사혐의로 서울지검에 고소 고발해놓은 상태다.

이들 고소인은 "국제그룹정리는 기업부실화에 따른 것이라기 보다
대통령이 재무부장관에게 지시,권력의 탄압에 의해 이뤄졌다"고
주장했었다.

지금까지 이 형사사건은 미제로 묻혀 있었으나 이번 결정으로 본격수사에
착수할 것인지 관심거리다.

이경우 김전장관뿐 아니라 전두환 전대통령의 사법처리문제도 걸려있어
수사가 그리 간단치 않다는게 법조계 전망이다.

헌법재판소가 전전대통령의 국제그룹해체지시를 헌법상 보장된
통치행위라기보다는 초법적인 불법행위로 간주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국제그룹이 법절차를 통해 해체이전의 상태로 원상회복될지는
미지수다.

우선 현재의 결정이 나왔다해도 별도의 민사소송을 통해 주식반환을
청구해야하기때문에 대법원의 상고심까지 가려면 적어도 3~5년은 걸린다.

이 소송과정에서 국제그룹해체의 형식적 역할을 담당했던 제일은행과
인수기업간에 당사자 계약의 효력여부를 놓고 관련자들이 시간을 끌며
증거보충을 계속할경우 재판진행은 더욱 늦어지게 된다.

이렇게 민사소송이 더디어질 경우 양전회장측은 인수기업을 상대로 한
주식반환소송과 함께 주거래은행이었던 제일은행측과도 힘겨운 법정싸움을
벌여야 한다.

재계는 양전회장측이 빼앗긴 주식을 전액환수받지 못하더라도
인수기업들과 협상을 벌여 몇개 기업을 인수하는 선에서 매듭지어질 공산도
크다고 보고있다.

이날 헌재결정이 난뒤 양전회장과 측근들이 가진 기자회견에서도
민.형사상 법적대응문제와 관련,"서두를것 없다"며 느긋한 입장을 보인것도
양전회장측의 정치적 해결의도를 엿볼수 있다.

<정구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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