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리소설의 시장성이 높이 평가되면서 추리소설출간이 붐을 이루고 있다.

베스트셀러의 대부분을 추리소설류가 차지하고 있는 미.일등의 예에
견주어 한국에서의 추리소설붐을 점치는 출판사들이 작품과 작가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들 출판사들은 사회과학서적 본격문학류의 위축이 구체화된
90년대초반부터 추리특수의 계절인 여름에 집중적으로 영미추리번역물을
내놓아 추리시장규모를 키워왔다. 최근에는 저작권 로열티문제로 경쟁이
심해지자 고전을 주제별 국가별로 재수록하는 앤솔로지형태의 출간도
늘고있다.

7월들어 "한국서스펜스걸작선" "일본서스펜스걸작선" "에드가상
수상작품집" "세계미스테리걸작선" "세계의 걸작 미스테리" "러브
미스테리"등이 출간됐고 최근작인 "여탐정 워쇼스키"(사라 파레츠키작),
"검시관"(패트리샤 콘웰작)등도 번역돼 선보이고 있다.

국내작가들의 작품은 김성종씨의 "슬픈 살인"(전4권 추리문학사간)"비밀의
연인"(전2권 해냄간)이 나와있고 이상우씨의 "악녀 두번 살다" (고려원
미디어간)가 재출간됐다. 이성수씨의 "스핑크스의 저주"와 임사라씨의
"바람이 분다, 살고 싶다"는 내주중에 출간된다.

추리소설이 양산되면서 출간되는 추리물 모두를 읽는
"SF매니아(광)" "추리매니아" "미스테리매니아"들도 부쩍 늘고있다.
추리문학계는 전국2만여 대본소를 통해 빌려읽는 독자를 포함,매니아만
20만명정도로 추산하고 있다.

90년대이후 국내에 소개된 외국추리작가는 하나같이 빠른 시간내에 자신의
매니아들을 확보했다. 아이작 아시모프(마이크로 결사대,두뇌로의
여행,네메시스) 존 그리샴(펠리컨 브리프,의뢰인) 로렌스 샌더스(사랑의
종말,화가와 소녀, 연인들) 딘 R 쿤츠(용의 눈물,와처스) 스티븐
킹(미저리,잇,신들린 도시) 마이클 크라이튼(떠오르는 태양,터미널맨,
인터페이스,쥬라기공원) 잭 히긴스(폭풍의 연가) 로빈 쿡(감염,열병,코마,
죽음의 신) 메리 히긴스 클라크(비밀의 책) 로버트 러들럼(잃어버린 얼굴,
인버 브라스)등이 대표적인 작가들이다. 이들은 광대한 스케일의 SF물,
현학적, 과학적 분석이 담긴 심리, 의학미스테리들로 한국의 독자를
사로잡았다.

이러한 외국추리물의 범람에 대해 추리문학계는 느긋한 표정들이다.
작가층이 엷은 현실에서 추리독자가 늘어나는 것 자체를 추리문학확산의
청신호로 받아들이고 있다. 현재 추리작가협회에 등록된 작가는 70여명.
그중 창작활동을 꾸준히 하고 있는 작가는 10여명이다.

이들 작가도 출판사들의 작품확보경쟁의 와중에서 벌써 쓰지않은 원고까지
계약을 마친 상태가 대부분이다.

이상우추리작가협회장은 "추리소설은 모험심 추리력 창의력 관찰력
합리적사고등을 개발해주는 덕목이 있어 어린이들에게 읽혀야할 장르"라고
강조하며 50년대 P씨등이 저질탐정소설을 양산해 심어진 하급문학이라는
편견에서 벗어나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협회는 오는11월 이해조
채만식 김래성 현재훈등에 관한 추리문학세미나를 개최하고 연말에는
추리작가이면서 세계적인 기호학자인 움베르토 에코초청강연회도
개최하는등 추리문학의 위상제고에 힘쓸것이라고 밝혔다. 이회장은 다만
"작품의 수준을 가리지 않는 마구잡이 수입이나 졸속번역등은 지양하는
진지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권녕설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