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제무역위원회(ITC)가 27일 수입철강의 국내산업 피해여부에 대한
판정에서 비교적 온건한 결정을 내림에 따라 우루과이라운드협상의 전망은
한결 밝아졌다.

이번 판정결과에 따라 우루과이라운드 협상자체를 거부하겠다고 강경입장
을 보인 프랑스의 경우 4개 품목중 3개품목이 피해부정판정을 받아냈으며
일본은 3개품목중 2개,이탈리아도 2개품목 모두 피해부정판정을 받아내는
등 대부분의 국가들이 예상보다 양호한 결과를 얻어냈다. 따라서 철강 덤핑
판정을 둘러싸고 일어났던 미국과 주요 선진국과의 무역마찰은 그만큼 줄어
들었다고 볼수있다.

그러나 이러한 마찰요인이 줄어든 요인외에 더 커다란 성과를 들수 있다면
그것은 미행정부의 협상력및 운신의 폭이 넓어졌다는 점일 것이다.

덤핑 마진율 판정에서 높은 마진율을 부과,세계 각국으로부터 보호주의
정책이라는 비난을 면치못했던 미행정부로서는 이번판정이 협상리더로서의
역할을 수행하는데 도움을 주고있고 국내업계의 압력으로부터 벗어나는데도
어느정도 영향을 줄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ITC의 최종판정결과가 발표된직후 EC(유럽공동체)는 긴급성명을 통해
대서양을 사이에 둔 미.EC간 무역마찰이 상당부분 해소됐다고 환영했다.

이와함께 앞으로 이루어질 UR협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입장을
표명했다.

리언 브리턴 EC대외무역담당 집행위원은 이 성명에서 "철강덤핑과 관련,
EC주장이 상당부분 반영된것에 만족한다. 이번 판정으로 다자간 철강협상
뿐만 아니라 UR협상의 분위기를 개선시켜 줄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EC의 다른 한 고위관리는 이날 판정에도 불구,EC는 미국의 철강
덤핑 관세부과조치를 GATT(관세무역일반협정)분쟁위원회에 제소하는 문제를
적극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EC가 GATT에 제소한다해도 분쟁위원회의
중재결정이 나오려면 시일이 오래 걸리는데다 중재결정이 구속력을 갖지않기
때문에 사실상 철강덤핑문제는 ITC의 최종판정으로 마무리된 셈이다.

한편 미국 철강업체들은 ITC의 판정내용에 불만을 제기하면서 미국제무역
재판소(CIT)에 재심을 청구할 뜻을 비췄다. 그러나 CIT는 ITC의 판정과정
에서 법적용의 오류가 있었는지를 주로 심사하기 때문에 ITC판정을 번복시킬
가능성은 거의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 판정이 있기까지 논쟁의 대상이 됐던 이슈는 크게 두가지로 요약된다.
하나는 제소자인 대형 제철소들이 피해를 보고 있는 것이 수입철강 때문
이냐,아니면 미국내의 소형제철소(미니 밀)때문이냐는 시각차의 문제였다.

미철강시장에서 수입철강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게 늘지 않았는데 수입철강
이 국내산업에 피해를 주고있다는 제소자의 주장은 이치에 맞지 않는다는게
외국철강사들의 주장이다. 지난 80년대초 한때 30%까지 달했던 수입철강의
시장점유율은 그동안 수출 자율규제등으로 꾸준히 하락,지난 3년간 17~18%
선에서 거의 변동을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그대신 미니밀들은 대형
제철소에 비해 소규모의 자본투자와 저렴한 인건비등으로 대형제철소보다는
훨씬 높은 경쟁력을 유지,대형제철소의 시장을 잠식해 왔다는 것이다.

그러나 대형 제철소들은 수입철강의 물량이 늘지 않더라도 가격을 덤핑,미
산업에 피해를 주고 있다고 주장해왔다. 이문제는 결국 철강의 가격구조
이슈로 직결됐다.

외국 철강사들은 철강의 종류가 다양하고 품질도 각기 달라 특정제품의
가격이 다른 제품에 미치는 영향은 별로 없다고 주장한 반면 제소업체들은
철강제품전체를 하나의 카테고리로 파악,서로 커다란 영향을 주고 있다고
주장했다.

외국철강사들은 특히 수입철강이 대부분 특수용도의 고품질 철강이라는
점을 들어 국내철강으로의 대체가 쉽지 않은 수입철강이 미철강업계에
피해를 주고 있다는 주장은 받아들일수 없다는 입장이었다.

이러한 논쟁은 결국 판정을 앞두고 수입철강의 가격이 국내철강가격보다
더 높다는 ITC내부의 보고서와 철강수요업체들의 미니밀 제품이 더 싸다는
잇단 증언들이 공개되면서 대세를 수입철강쪽에 유리하게 몰고 갔다.

[워싱턴=최완수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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