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계가 비틀거리고있다. 공연장의 관객은 갈수록 줄어들고 교향악단은
재정궁핍및 내분등으로 어지럽다. 경기침체및 사정한파등으로 인한 협찬 부
재로 기획사들은 이렇다할 외국단체의 초청공연을 못하고있다. 가족잔치형
식의 소규모 연주회만 늘고있다.
음악계의 불황은 우선 공연장을 찾는 관객들의 감소에서 나타나고있다. 예
술의 전당의 경우 콘서트홀에서 매일 음악회가 열리기는하나 객석점유율은
평균 40%남짓에 그치고있다. 올해 상반기 연주회는 1백25회에 14만5천여명.
평균 1천1백60명수준이다. 이는 지난해 같은기간에 비해 4천3백여명이 줄어
든 숫자이다. KBS교향악단을 제외한 국내교향악단의 연주회관객은 1천명을
넘지 못하고있다.
이같은 감소는 세종문화회관도 마찬가지. 올해 상반기 대강당에서 열린 공
연중 뮤지컬 발레와 오페라를 제외한 순수음악의 공연횟수는 61건이고 관객
수는 10만6천7백80명으로 집계되고있다. 평균 1천6백50명이 관람한 셈이다.
이는 대강당3천8백95석의 42%에 지나지않는 수치이다. 적어도 60%이상을 구
가하던 때에 비해 객석이 썰렁해졌음을 알수있다.
대형 공연도 크게 줄어들었다. 올해 열린 외국교향악단의 내한공연은 7월
말현재 2건정도. 지난해 같은 기간의 6건에 비해 대폭 줄었다. 이에비해 외
국연주자들의 독주회나 독창회 그리고 소규모 챔버오케스트라의 연주는 늘
고있다. 기획사들도 대형오케스트라의 공연기획을 기피하고 자연히 이들 중
심의 기획및 공연에 치중하고있다. 그만큼 기업의 협찬을 얻기 힘들고 관객
들이 모이지않기 때문이다.
문화체육부자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공연중 연주회는 1백10건. 이는 지
난해말 3백10건의 절반수준인 1백15건보다 줄어든 숫자이다.
이처럼 공연장 내부관객이 줄어들고 있는데 반해 세종문화회관 뒷마당에서
벌어지는 야외무대공연이나 예술의 전당 야외무대공연등에는 사람들이 모여
들고있다. 관람료를 받지않을뿐만 아니라 쉽게 접할수있기 때문이다.
민간교향악단들도 운영에 어려움을 느끼고있다. 최초의 민간교향악단인 코
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는 쌍용그룹의 재정지원이 내년에는 중단될것으로 알
려져 자구책을 찾느라 안간힘을 쓰고있다. 다른 오케스트라도 재정이 궁핍
해 청소년연주회등 변칙적인 연주회을 대폭 늘리고있는 형편이다.
한편 서울시향도 최근 올해 8월로 임기가 만료되는 상임지휘자 박은성씨의
연임문제로 어려움을 겪고있는 것으로 알려지고있다. 그리고 후생복지차원
에서도 단원들이 개선을 요구하고있는 실정이다.
이같이 음악회가 불황을 타는 현상에 대해 김재형씨(예술의전당 공연사업
본부장)는 "전반적인 경기불황및 사정바람으로 인해 음악공연이 활기를 잃
고있는 것같다"고 진단하면서 "음악계의 발전을 위해서는 우선 사회변화에
적응할수 있는 참신한 기획력이 요구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새로운 시
대에 맞추어 기업이윤의 사회환원과 문화지원차원에서 기업의 음악문화에
대한 적극적인 협찬지원이 또다시 요구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