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규모의 통신시장으로 꼽히는 중국이 우리에게 성큼 다가섰다.
지난24일 한.중 체신장관간에 체결된 협정서를 계기로 중국은 이제
우리나라 통신산업체의 진출을 기다리는 거대시장으로 부상하고 있다.

북경을 방문중인 윤동윤 체신부장관과 우 지 추안(오기전)중국우전부장관
은 이번회담에서 전자교환기 광케이블 전송장비 통신단말기등 통신기기의
중국내 합작생산확대와 중국의 통신망현대화사업에 한국기업을 적극
참여시키기로 합의하는등 큰 성과를 올렸다.

특히 매년 1회 서울과 북경에서 번갈아 정기 체신장관회담을 개최키로
협정을 맺은데다 중국이 국산 대용량 전전자교환기(TDX)의 진망허가(우리의
기종선정과같음)에 적극 협력하기로 해 국내업체의 대중국 진출기반도 한층
강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국내업체의 중국통신시장진출이 갖는 의미는 대단하다. 통신수요가
웬만한 나라와는 비교할 수 없을만큼 엄청나기 때문이다. 중국은 우선
2000년까지 교환용량을 9천6백만회선 늘릴 계획이다. 전화대수는
6천6백만대,장거리회선은 3백50만회선을 예정하고 있다.

중국은 이때쯤이면 전화보급률이 주요도시는 30~40%,전국적으로는 5%에
달할 것으로 보고있다. 지금부터 매년 1천만회선씩 2000년까지
1억회선정도를 늘려도 이정도 전화보급률이면 2000년대이후에도 여전히
최대 잠재시장으로 꼽힐수 밖에 없다.

중국이 2000년까지 공급할 1억회선의 교환시설을 금액으로 따져보면
얼마나 큰 시장인지를 더욱 확실히 실감할수 있다. 교환시설 1회선의
국제평균가격을 1백50~1백60달러(13만원선)로 잡을때 1백50여억달러규모에
달하는 것이다.

여기에 통신망장비와 광케이블등 통신선로 통신단말기시장을 합칠경우
그규모는 예상을 초월할수 밖에 없다. 한마디로 황금시장이란 표현이 더
적절하다.

중국시장에 대한 국내업체들의 진출은 그동안 발빠른 행보를 보여왔다.
정부간의 공식적인 협정체결이전부터 시장진출을 위해 맹렬히 뛰고있는
중이다.
삼성전자는 주해시에서 2천회선규모의 TDX시범사업을 완료했고 26일에는
위해시에서 양국장관이 참석한가운데 연산 50만회선의 TDX생산능력을 가진
산동삼성통신설비유한공사 설립행사를 가졌다. 이회사는 산동성우전국및
북양전기집단공사와 자본금 2천2백만달러를 공동투자했다. 또 길림성
호남성 광동성등에서도 교환기합작생산공장 설립을 위해 부지런히
뛰고있다.

금성정보통신은 산동성 유방(웨이팡)시에 화광사와 연산 1백만회선규모의
교환기합작공장기공식을 지난 4월에 가진뒤 현재 공장을 건설중이다.
동양전자통신은 흑룡강성및 길림성과 교환기합작생산공장 설립을
추진중이다.

대우통신은 지난16일 중국항천국소속 북경항성기기제조공사와 북경에
2천만달러규모의 연 30만회선의 도시형 전전자교환기생산공장건설에 대한
기본합의서를 체결했다. 국내업체들이 대부분 교환기합작생산공장건설을
위한 교두보는 구축한 셈이다.

중국통신시장은 이제 개방시대를 맞았다. 선진국및 중진국
통신산업체들이 하루가 멀다하고 중국을 찾고있다. 내로라하는 세계각국
통신산업체들의 각축장으로 변모하는 중국시장을 보면서 만리장성을 따라
국산 전전자교환기를 앞세운 우리기술의 통신망이 거미줄처럼 중국대륙에
깔릴날도 멀지않은 것 같다.

<김형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