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격취소.재경기결정-재경기거부"로 한때 법정으로까지 비화될 조짐을
보였던 93년 1차 남자프로테스트 부정파문이 일단락됐다.

합격자들은 최근 한국프로골프협회 회장단과 모임을 갖고 부정진상규명을
위해 법에 호소하는대신 협회가 제시한 재경기방침을 수용하기로 하고
각서에 서명했다. 협회측에서도 합격자들의 요구를 받아들여 재경기일정을
오는 10월이후로 늦추었고 이들에게 다음달 16일부터 4일간 열리는
2차테스트 본선진출권을 주기로했다.

따라서 합격자들은 2차테스트에서 10위안에 들면 프로자격증을 얻게되며
탈락하더라도 재경기에서 다시한번 프로의 문을 두드릴수 있게됐다.
더구나 재경기에서는 8오버파 296타이내에 든 사람은 인원제한없이 모두
합격하게끔 결정됐다.

협회.합격자 쌍방이 극적합의를 보게된 것은 협회의 명분과 합격자들의
실리가 서로 맞아떨어졌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협회로서는 한번 결정한
재경기방침을 번복할수 없는 입장이고 합격자들은 프로행 티켓만 딸수
있다면 재경기쯤은 감수하겠다는 입장이어서 비교적 쉽게 타협점을 찾을수
있었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사태를 지켜보는 골프계의 시각은 지극히
부정적이다.

첫째 협회행정에 도무지 원칙이 없다는 것이다. 재경기라는 것은 종전과
동일한 조건하에서 갖는것이 원칙인데 "말썽무마"를 위해 4라운드
8오버파이며 인원제한없는 합격은 부정을 저지른자(물론 선의의 피해자가
있더라도)들에게도 혜택을 준다는 선례를 남기게 된다. 향후 그같은
시비에 휘말린 응시자들이 전례를 들어 항의하면 협회가 무슨 할말이
있을지 의심스럽다.

둘째 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조사를 마치고도 조사결과를 밝히지않은
점이다. 조사위는 한달여에 걸친 조사로 상당량의 자료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누가 어떻게 부정을 했다"식의 공식발표는 한건도 없었다.
모든것을 까발리면 마커로 참여한 현역프로,테스트를 주관한
협회,합격자등이 서로 얽히고 설켜 사태가 걷잡을수 없이 발전할 가능성을
두려워했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여하튼 지난해에 이어 또다시 불거진 테스트부정사건이 이번에도 누구하나
책임지는 사람없이 원만(?)하고도 미적지근하게 넘어가게 됐다. 테스트를
주관하는 협회는 이제라도 유사한 사태의 재발을 막기위한 철저한 대비책을
세워야 한다는게 중론이다.

<김경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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