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제조업체의 임금은 비슷한 경제발전단계에 있는 경쟁국에 비해
배가량 높아 대외경쟁력을 약화시키는 요인의 하나로 지적됐다.

한은이 21일 분석한 "경쟁상대국과의 제조업 월평균
임금수준비교"자료에따르면 국내제조업체의 월평균 임금은
1천23달러(92년기준)로 경쟁국인 대만 1천76달러,싱가포르 1천99달러보다
다소 낮지만 홍콩 8백70달러,태국 1백15달러,말레이시아 2백60달러보다
훨씬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제조업체의 임금이 대만 싱가포르보다 낮지만 이는 명목임금기준에
따른 비교일 뿐이다. 단순히 명목임금을 비교하는 것은 적절한 잣대가
될수없다.

이에 따라 한은은 경쟁국과 우리나라가 비슷한 경제수준에 있을때를
가정하고 임금의 높낮이 비교했다. 1인당 국민총생산(GNP)에서 임금이
차지하는 비중이 그잣대다. 이는 서로가 비슷한 경제발전단계에서 임금이
어는 정도인가를 따져 보는 것이다.

그결과 우리나라 제조업체의 임금이 경쟁국에 비해 꽤 높다는 것이다.
1인당국민총생산에서 제조업의 월평균 임금이 차지하는 비중을 우리나라를
100백으로 잡을 경우 대만은 69,말레이시아는 68에 그쳤다.

싱가포르는 이 비중이 49로 우리나라의 절반수준이고 홍콩은 35로 3분의
1수준에 머물고 있다.

비교시점은 우리나라와 대만 홍콩 싱가포르가 92년이고 중국 태국
말레이시아는 91년이다. 중국 태국 말레이시아가 92년에 임금이 다소
올랐지만그래도 우리나라의 92년수준과 비교하면 상당히 낮을수 밖에 없다.

국내 제조업체임금이 오른 것은 지난 88년이후. 당시 노동활동이
활발해지면서 임금이 크게 올랐다. 물론 최근에는 임금상승률이
둔화되었다. 올해는정부에서 고통분담을 내세워 임금안정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어 급격한 임금상승은 생각하기 어렵다.

그러나 이미 올라버린 임금때문에 경쟁상대국에 비해 가격경쟁력면에서
불리한 입장에 서있다. 기업들은 높은 금리에 시달리고 있고
기술개발부진으로 품질경쟁력면에서도 달리는 형편이다.

이러한 상태에서 임금이 대외경쟁력면에서 불리한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그로인해 이미 선진국수출에서 우리나라는 고전하고 있다. 90년이후
대선진국수출이 부진하다. 미국 일본 유럽공동체(EC)등 선진국에 대한
수출은 90년 1.2%줄고 91년에 1.3%감소했다. 92년에도 4.1%감소했고
올들어 5월까지도 2.2%줄었다.

반드시 임금때문만은 아니지만 높은 임금이 이같은 선진국 수출부진의
한요인이 되고있는 것만은 분명하다는게 한은분석이다.

한은은 이에 따라 경쟁력을 높이기위해 서는 임금안정이 금리안정과
함께중요한 과제라고 지적했다. 임금안정을 위해서는 무조건 근로자들에게
양보하라고 종용하기보다는 물가안정을 이루는게 시급하다. 물가안정이
뒷받침돼야만 임금도 안정시킬수있다는 것이다.

한은은 이밖에 첨단산업에서의 경쟁력을 확보하기위해 기술개발을 적극
추진하고 이미 경쟁력을 잃어버린 업종에 대해서는 업종전환 생산시설이전
기술혁신에 의한 고부가가치화등을 유도해야한다고 강조했다.

<고광철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