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銀이 3개투자신탁회사들에 빌려준 2조9천억원의 특별융자가 
다음달 10일로 만기가 돌아옴에 따라 이의 회수여부가 쟁점으로 
부각되고있다.
투신사들은 수지개선이 더디다며 가능한 한 연장을 바라고있고 
한은은 부분적으로라도 회수하겠다는 방침이어서 서로간의 실랑이가 
예상된다.

 투신사에 대한 한은특융의 회수는 투신사들의 수지가 어느정도 
개선되었고 앞으로 얼마나 빠른 속도로 개선되느냐에 달려있다.
한은은 나름대로 투신사의 수지구조를 분석하는 등 회수금액을 
결정하기위한 검토작업에 들어갔다.
검토작업은 주식시장동향과도 밀접하게 관련되어있어 그리 쉽지 
않지만 어떻든 조금이라도 회수하겠다는게 원칙이다.

 작년 8월초 주식시장이 곤두박질치면서  목포의 한남투자신탁에서
 수익증권을 현금으로 바꾸려는 환매가 확산돼 이를 진정시키기위해
 지원된 특융은 당시 趙淳한은총재가 『국회동의를 먼저 
받아야한다』고 주장하는 등 적지않은 마찰을 빚으면서 가까스로 
결정됐다.
先국회동의를 주장했던 趙前총재와 하루라라도 빨리 특융을 지원해야
한다고 나선 당시 李龍萬 재무장관간의 힘겨루기양상으로까지 비화
됐던 특융은 이제 1년만기가 다 돼 회수문제로 또 한번 이해당사
자간에 갈등을 빚을 것으로 예상된다.

 물론 한은도 만기가 다 됐다고 해서 무조건 전액을 거두어들이
겠다는 입장은 아니다.
金明浩한은총재는 주초에 끝난 임시국회상임위원회에서의 답변을통해 
투신사의 경영상태가 완전히 정상화됐다고 보기는 어려워 부분적으로
 회수하고 부분적으로 연장할 방침이라고 말했었다.
일부 연장이 불가피함을 인정한 셈이다.
돈줄을 관리하는 한은으로서야 가능하면 다 회수하는게 바람직하지만
 증시동향등 경제전반을 고려,절충을 할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실제로 투신사들은 2조9천억원이라는 엄청난 돈을 값싸게 지원
받아 경영이 호전된것은 분명하지만 여전히 누적적자에 시달리고있는
 것 또한 부인할수없다.
당시 투신사들은 연3%에 2조9천억원을 빌려 그돈으로 연13%
짜리 통화안정증권을 사 연10% 금리차를 가만히 앉아서 벌었다.
게다가 은행의 규제금리가 낮아지면서 상대적으로 금리메리트가 
높은 수익증권에 돈이 몰려 신탁보수형식의 수수료수입도 크게 
늘었다.

 이처럼 경영상태가 좋아지고는 있으나 지난 회계연도(92년4월∼
93년3월)에 3천80억원의 적자를 내 누적적자가 1조원에 
달하고 보유주식의 평가손도 1조원정도여서 적자부담은 여전히 
안고있다.
하반기 들어서 경영여건이 더 호전된다고 장담할 수도 없다.

 이런 상황에서 한은으로 부터 빌린 돈을 모두 갚기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점을 한은도 어느 정도 인정하고 있다.
金榮大 한은자금부장은 『투신사들의 어려운 사정을 감안할때 전액
회수는 어려운 만큼 얼마를 회수하고 얼마를 연장할지를 검토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투신사들은 한푼도 갚지않고 고스란히 연장해주길 바라고 있다.
투신업무를 맡고있는 재무부관계자는 상반기에 나아진 경영여건이 
하반기에도 계속될지 불투명한 만큼 전액 재연장을 투신사들은 
바라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투신사들에 전액 재연장의 은전이 주어지는데는 문제가 
없는게 아니다.
투신사들은 당시 특융을 지원받으면서 자구노력을 약속했는데 
제대로 이행하지 못했다.
임금과 인원동결은 했으나 건축중인 본사사옥등 부동산매각등은 
이뤄지지않았다.
투신사들은 부동산을 팔려고 공고도 세차례나 하는등 최선을 
다했으나 못팔았다며 자구는 현재도 진행중이라고 해명하고있으나 
이유야 어떻든 약속의 완전한 이행이 안된것만은 분명하다.

 자구노력도 다 안된상태에서 궁극적으로 국민이 부담을 안게되는 
특융을 전액 연장한다는 것은 명분론에서도 모양이 좋지않다.

 단순히 자구가 안됐다는 이유보다는 중소제조업들엔 한푼이 아쉬운
 상황에서 3개투신사에 거액을 잠겨둔다는것은 설득력이 약하다는 
지적을 면키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전액연장을 희망하는 투신의 바람이 받아들여질지 미지수라는얘기다.
 <高光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