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홀에서는 더블보기를 쳤다. 6개홀을 남기고도 1오버파를 치고
있었다. 그런데 끝나고 나니 4언더파로 선두였다.

누가 과연 이같은 골프를 쳤을까. 장본인은 그레그 노먼(38.호주)이다.

이소식에 접한 골프팬들은 고개를 끄떡이는 사람이 반이고 고개를
갸우뚱하는 사람이 반일 것이다. 끄떡이는 팬들은 "역시 노먼다운 골프를
쳤다"고 생각하는 사람일 것이고 갸우뚱하는 팬들은 최근 메이저대회에서
노먼이 죽을 쑤는 모습만을 봐왔기 때문에 "그럴리가?"하는 사람일 것이다.

어쨌거나 노먼은 메이저대회에서 실로 오랜만에 그다운 스타일의 골프를
쳤다.

경기중반 5개의 줄버디행진을 벌인 것이다.

<>.이날 노먼은 첫홀(파4.4백41야드)에서 러프-러프-러프를 전전하며
4온2퍼트(약2.5m거리)를 기록,불안한 출발을 보였다. 그러나 노먼은
2번홀(파4.3백76야드)에서 5.4m버디퍼트에 성공하는등 전반에 버디3개를
잡으며 이븐파35타(6번홀보기포함)로 막았다.

11번홀(파3.2백16야드)에서는 6번 아이언샷이그린오른쪽 벙커로 빠지며
다시 보기를 범했다.

5개 줄버디는 13번홀(파4.4백43야드)의 약 5m 버디로 시작됐다.
14번홀(파5.5백7야드)에서는 약15m 샌드웨지칩샷을 그대로 넣으며 기세를
올렸고 이후 60cm 7m 1.5m 버디를 연속으로 낚아챘다.

노먼은 이날 무려 8개의 버디를 잡아낸것이다.

경기후 노먼은 "5연속버디는 분명 가슴뛰는 일이지만 나는 진정해야
한다는것을 알고 있다. 오늘은 겨우 1라운드이기 때문이다"라고 코멘트.
메이저우승은 86년 전영오픈이 유일한 노먼.

그가 메이저대회에서 첫날 선두에 나선것은 90년 전영오픈이후 처음이라는
기억인데 과연 이호기를 붙잡을수 있을것인지.

<>.총1백56명의 선수(프로 1백50.아마6명)가 참가한가운데 이곳시간 15일
영국 켄트주 샌드위치의 로열세인트 조지스GC(파70.전장 6천8백60야드)에서
개막된 제1백22회 전영오픈은 유명선수들이 비교적 순조로운 출발을 보이며
"별들의 각축전"을 예고했다.

4언더파 66타의 공동선두그룹에는 노먼을 비롯 89년 챔피언
마크캘커베키아등이 포진했고 1타뒤진 3언더파 67타그룹에는 금년
메스터즈챔피언 베른 하르트 랑거(독일)가 있었다. 스페인의 세베
바예스테로스와 미국의 프레드커플스,짐바브웨의 닉 프라이스가 2언더파
68타를 친것도 주목된다.

특히 세베 바예스테로스의 68타는 그가 수년래 처음으로 회생가능성을
보였다는 점에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세베는 최근 수년동안 메이저대회 첫날 언더파를 친것이 언제인지
가물가물할 정도로 부진했었다. 지난해 전영오픈및 금년US오픈에서는
커트오프에서 조차 떨어졌었다.

세베는 이날 16번홀까지 4언더파로 잘나갔으나 17,18번홀 연속보기로
2타를 까먹었다.

<>.성급한것 같지만 첫날경기로 대세를 점쳐보자.

우승의 감이 보이는 선수는 닉 프라이스,베른하르트 랑거 그레그 노먼을
꼽을만 하다.

특히 닉 프라이스는 금년 미투어3승의 상승세와 함께 유력한 우승후보로
이곳에선 보고있다. 메이저정상은 "우승경험이 있는 선수중 최근 상승세를
주목하라"가 정설이기 때문이다.

<>.이번대회에는 일본선수가 6명이나 출전,역대 어느대회보다
동양권선수의 모습이 눈에 띄고있다. 일본선수의 대거 참가는 금년부터
실시된 아시아지역예선(5명출전권 부여)에서 일본선수들이 싹쓸이 했기
때문. 여기에 대만의 진지명도 92년 일본투어상금랭킹 3위의 자격으로
출전했다.

이렇게볼때 한국프로들은 국내대회조차 한건없는 이 7월에 도대체
무얼하고 있는걸까. 지난6월 일본에서 열린 아시아예선전에 단 한명도
출전하지 않은것이 너무 아쉬워서 하는 소리다. 골프가 "동네북"이
되고있는 이때 전영오픈출전노력자체만으로도 풀죽은 골프계에 한가닥
시원한 바람이 됐을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