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TV(종합유선방송)프로그램 공급사업에 대한 참여경쟁이 본격화 됐다.

종합유선방송위원회가 15일 마감한 CATV공급업 허가신청에는 현대 삼성
대우등 대기업그룹을 포함한 36개사가 신청 당초 20여개사 가량의 신청을
예상하던 위원회관계자들을 놀라게 했다. 이같은 기업들의 관심은
CATV사업이 황금알을 낳을 정도의 고수익사업으로 전망되는데다 대기업은
CATV 방송국운영사업을 할수없게 돼있어 이에 거는 기대가 크기 때문이다.

그러나 공보처가 1차적으로 CATV채널수를 15개정도로 제한할 계획이어서
이들중 절반이상은 탈락이 불가피 하다. 특히 6개사가 몰린 종교채널 각각
5개사가 신청한 오락 교육채널의 경쟁률은 더욱 높기만하다.

하지만 신청업체들은 그동안 외국 CATV채널과의 프로그램 공급계약등
상당한 준비를 해놓은 업체여서 저마다 허가권 취득을 장담하고 있다.

현대그룹은 계열광고대행사인 금강기획을 통해 신청서를 냈다. 현대가
계획하고 있는 채널은 가정오락채널로 가정드라마 가정교양물 오락물
어린이 프로그램으로 구성되어 있다.

현대는 지난 85년5월 국내기업으로는 처음으로 그룹문화실에
사내CATV방송국을 설치,운영한데 이어 지난89년에는 금강기획에
종합유선방송 전담팀을 구성했다. 현대는 그동안 sbs에 "사랑으로 부르는
노래" "지구촌 맛기행"등의 프로그램을 납품한데 이어 미국의 가정채널인
패밀리채널과 프로그램공급계약을 체결했다. 현재도 프로그램의
사전확보를 위해 해외취재물인 "노벨문학의 고향을 찾아서"등 다수의
프로그램을 제작중이다. 외부에서 제작한 프로그램도 5백편정도
확보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함께 이번 신청을 하지않은
KBS영상사업단으로부터 프로그램을 공급받기 위해 계약을 추진중이다.
1차적으로 방송용기자재 98억원등 총1백70억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삼성그룹은 삼성물산 제일기획을 통해 사업허가신청을 했다.

삼성물산은 영화채널에 신청서를 제출했는데 36개 신청업체중 유일한
유료채널이라는 것이 특징이다. 유료채널이란 CATV방송국에 내는
기본시청료외에추가시청료를 지불해야 한볼수있는 채널이다. 삼성물산은
현재 약1천5백편의 영화프로그램을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프로그램확보면에서는 국내 최대규모이다. 최근에는 미국
워너브라더스,이탈리아 실비오베르스코니 등 해외영화사들과
프로그램공급계약체결을 위해 교섭중이다.

교양 다큐멘터리분야에 참여의사를 밝힌 제일기획도 CATV사업에 가장 빨리
뛰어든 업체중 하나다. 현재 47명의 전문인력을 확보하고 있으며
스튜디오등 각종 제반시설이 가장 뛰어나다는 평이다. 국내최대
광고대행사라는 장점을 바탕으로 프로덕션등 협력사및 프리랜서들과의
계열화작업도 마무리단계다. 현재 드라마 교양 다큐멘터리물을 6백여편
제작한 상태며 이중 "내고향 좋을씨고""남편은 요리사"등 2백여편을 MBC
sbs등에 납품했다. 국내 외주 프로그램시장의 32%를 차지하고 있다.
세계최대의 다큐멘터리 채널인 미국의 디스커버리채널과
프로그램공급계약을 체결했으며 미3대 방송사인 NBC와도 제휴상담이 오가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대우그룹은 대우전자를 통해 영화채널에 신청서를 냈다. 전담인원은
26명이다. 대우전자는 지난84년 홈비디오사업에 참여한이래 약2천편을
국내시장에 공급했으며 현재 국내영화 15편 외국영화 1천3백편의 판권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외부프로덕션에 영화제작을 지원 판권을 확보하고
있다. 대우의 지원으로 제작된 영화는 "미스터맘마""백한번째 프로포즈"등
5편이며 올해 하반기에도 "스커트밑의 극장"등 성인영화 2편,"사랑해요
아빠"등 아동영화 8편을 제작할 계획이다. 미국의 컬럼비아 20세기폭스
트라이스타 등과 접촉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동아그룹은 동아마스터비젼을 내세우고 있다. 동아마스터비젼은 지난해
자본금 45억원으로 설립된 회사로 이번에 여성채널을 신청했다. 이미
미국의 여성전문채널 라이프타임,세계적인 프로그램공급사 RWI 등과
프로그램공급계약을 끝냈다. 국내 독립프로덕션들과도 계약을 맺어 납품을
받기로 했다. 지난1월에는 방송광고대행인정을 받아 CATV광고는 물론
공중파광고에도 손을 댈 예정이다.

진로그룹도 계열광고대행사인 새그린을 통해 여성채널에 신청했다. 현재
외국사와의 제휴나 계약은 없으나 2년전부터 사전 준비를 펼쳐왔다.
오락은 철저히 배제하고 여성생활정보 시사토크쇼 주부대학 문화센터
등으로 채널을 구성할 예정이다. 향후3년간 스튜디오등에 총2백50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며 장기적으로 정보통신사업과 연계된 뉴미디어사업에 뛰어들
예정이다.

두산그룹은 동아출판사를 통해 교육채널 참여신청을 했다. 두산은 동아의
교육출판 노하우,오리콤의 방송제작기술,두산상사의 비디오사업전개경험을
통합했다. 이미 미국의 MEU,SAGE와 프로그램공급 가계약을 체결했으며
일본의 NHK소프트웨어,코단샤(강담사)및 프랑스의 아쉬테등과도 협력을
추진중이다. 국내에서는 KBS영상사업단과 프로그램공급계약을 체결했으며
삼부프로덕션,서울영상등과도 외주약정서를 교환했다.

중소기업들의 참여도 두드러진다. 가라오케 소프트웨어 제작업체인
현대음향이 로켓트보일러 파란들 마마전기 삼우양행등과 컨소시엄을
구성,음악채널을 신청했다. 계몽사의 자회사인 영유통과 고니정밀 진도
대한모방등이 한국음악텔레비전이라는 업체를 설립,역시 음악채널에
신청서를 냈다. 아동서적 전문출판사인 대교문화도 만화영화 외주사인
한신코퍼레이션과 함께 설립한 아이뷰네트워크를 통해 어린이채널에
단독신청했다.

학원들의 과외학습채널 신청도 두드러진 현상이다. 양지학원 대성출판
교학사등이 고려시멘트 등과 전인교육방송을,대일학원 시사영어사 등이
삼보컴퓨터 서울음반등과 미래교육방송을 각각 설립,교육채널을 신청했다.

이밖에 국민체육공단 교통안전진흥공단 등이 스포츠채널을 노리고 있으며
연합통신을 비롯한 15개사 컨소시엄인 연합TV뉴스,매일경제신문 대한상의등
26개사 컨소시엄인 매경유선방송,KBS문화사업단이 각각 뉴스채널에
신청서를 냈다. 종교채널도 기독교방송등 6개사가 서류를 제출,치열한
경쟁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문화예술채널에는 신청자가 없었다. 업계에서는 기존
공중파방송국들이 그동안 축적된 노하우를 바탕으로 문화예술등 채널에
진출,CATV 채널 선택폭을 넓혀야 하는데도 오락등 이미 확보된 프로그램을
단순활용하기 위해 오락분야에만 집중신청한 것에 대해 크게 실망하고
있다.

<김정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