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4학년도입시에서 대부분의 대학이 본고사를 포기하고 내신성적과 수
학능력시험성적만으로 신입생을 선발하기로 결정하자 우수학생들이 몰
려 있는 외국어고와 비평준화지역의 신흥명문고학생들이 내신성적을 올
리기 위해 학교를 자퇴하거나 전학을 가는 사례들이 속출하고 있다.

이같은 현상은 내신성적의무반영비율이 30%에서 40%로 상향조정된데
다 검정고시 출신자로 대학을 지원하면 내신에서 유리하기 때문에 빚어
지는 것이다.

이중 3학년은 자퇴를 하고 검정고시에 지원하는 사례가 많고 1, 2학
년생은 내신성적을 만회할 시간적 여유가 있어 주로 전학을 가고 있다.

H외국어고의 경우 올들어 내신성적을 이유로 13명(3학년 9명 2학년 4
명)이 자퇴하고 2학년 6명이 전학을 갔으며 3명이 전학을 신청해 놓고
있다.
학교측은 "자퇴한 3학년들은 `검정고시를 보면 내신 1등급은 쉽게 딸
수 있다''고 생각하는 학부모들이 앞장서 자퇴원서를 냈다"고 말했다.

M외국어고에서도 같은 이유로 올들어 1명이 검정고시를 치르기 위해
자퇴를 했고 15명이 전학했다.

D외국어고는 10일 현재까지 자퇴하거나 전학간 학생은 없으나 학생들
의 의사를 타진해본 결과 오는 8월20일 제1차 수학능력시험이 끝나면
30명정도가 자퇴를 하거나 전학을 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비평준화지역의 신흥명문고로 꼽히는 경기도 A고의 경우도 올 1학기
에만 23명(3학년 22명 2학년1명)이 자퇴원서를 냈다.

같은 지역 B고의 경우도 1학기동안 3학년생 3명이 자퇴했으며 6명이
담임교사에게 자퇴의사를 밝혀 놓고 있다.
이들 학교들은 이번 여름방학기간동안 자퇴생과 전학생이 더욱 늘어
날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이들학교는 내신의 불리함 때문에 내년부터 우수한 신입생이 지
원을 기피할 것이 틀림없이 이에 대한 대비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B고의 한교사는 "점수를 더 얻기 위해 자퇴나 전학을 하는 것은 교육
적으로 옳지 못하나 대학합격이 지상목표인 우리의 사회풍토에서 부모
와 학생의 요구를 무조건 막을 수도 없는 노릇"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