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트맥주는 정말 지하150m의 생수로 만드는가"
조선맥주가 총력을 기울여 판촉에 나서고 있는 하이트맥주가
허위광고혐의로 최근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소돼 판정결과에 관심이
쏠리고있다.

하이트맥주를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소한 사람은 경희대와 건국대의
지질학과교수.

수질계통의 전문가인 이들 교수들은 조선맥주가 지난5월 하이트맥주를
내놓으면서 신문에 게재한 광고의 지질주상도에 나타난 지층구조에서는
지하150m에서 물이 나올 수 없다며 사실여부를 가려줄 것을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소했다.

문제의 지질주상도는 지층구조를 막대모양의 단면으로 보여주는 그림인데
조선맥주는 처음 광고를 낼 당시 동아출판사가 발간한 백과사전에 나오는
그림을 인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선맥주측은 그후 곧 그림을 교체했다고
밝히고있다.

신문광고에 게재된 지질주상도가 광고하단에 매우 작게 들어가있는데다
사실성여부는 전문가들만이 알아볼 수 있는 것이니만큼 이것자체로는
소비자들을 기만했다거나 오인토록 했다고 하기엔 설득력이 약하다는 것이
공정거래위원회의 견해이다. 따라서 광고.표시의 진위를 가리는 것보다는
이의 공정거래법저촉여부를 중시하는 공정거래위로서는 그 그림자체는
관심밖이라는 것이다.

가장 중요한 문제는 "과연 지하150m에서 생수를 퍼올려 하이트맥주를
만드느냐"하는데 있다.

이는 조선맥주가 지하150m의 생수로 하이트맥주를 만든다는 점을 강조하여
선전,다른 일반맥주와 차별화를 꾀해왔다는 점에서 가장 핵심이 되는
부분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과연 150m인가"를 면밀히 심사,하이트맥주 광고가 법을
위반했는지 여부를 가리겠다고 밝혔다.

조선맥주관계자는 이와관련,"하이트맥주 원수의 실제 깊이는 152m로
광고된 것보다 더 깊다"면서 "완주(전주)공장의 하이트맥주 생산설계도면을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출했다"고 설명했다.

공정거래위관계자도 "조선맥주에서 근거자료를 이미 제출했으며 상당히
수긍이 가는 자료"라고 말했다.

이자료에 따르면 완주공장의 6개 시추공중 5개는 120m 깊이이고
하이트맥주용의 1개 시추공은 150m라는 것.
또 전문회사에 의뢰,공기압을 넣어서 물이 분출되는 높이를 재는
에어서징(air surging)방식으로 깊이를 검사한 결과 152m로 확인됐다는
것이다.

조선맥주는 이번의 하이트맥주 광고에 대한 공정거래위원회 제소는
동양맥주가 개입돼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동양맥주에 의혹의 눈길을
보내고있다.

이에대해 동양맥주측은 "두 회사 사이가 좋지 않으므로 그렇게 생각할
수지도 있지만 대학교수가 특정회사의 사주를 받고 이런 일을 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다"면서"조선맥주쪽에서는 비판에 대한 책임을 모두 OB쪽으로
돌리려 한다"고 푸념했다.

한편 하이트맥주는 시중에 나온 첫달인 5월에는 13만상자(500ml
20병기준)가 팔렸으나 6월에는 17만5,000상자로 수요가 빠르게 확대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채자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