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의 장기공연시대가 활짝 열렸다. "품바""불좀꺼주세요" "넌센스"
"바쁘다 바뻐3"등에 이어 최근에는 "돼지와 오토바이" "등신과 머저리"
"누가누구?" "얼리걸" "롤러스케이트를 타는 오꾸기"등 뒷골목 연극에
까지 파급, 연극계에 신바람나는 롱런경쟁이 가속화되고 있다.

이같은 현상은 이들 연극들이 작품으로서의 짜임새를 갖추고 있는데다
대중적인 내용과 코믹한 스타일로 다듬어져 관중들의 발길을 끌어들이고
있기때문.

또 지난6월한달간 실시된 93사랑의 연극잔치에서 총1만9천66장의"사랑
티켓"이 팔려 이중95%가 회수된 사실이 말해주듯 전반적으로 연극에 관중
이 많이 몰리는 추세도 반영된 것으로 풀이되고있다.

연극평론가 김미도씨는 "장기공연작품이라고해서 작품의 완성도가 높은
것만은 아니지만 과거 저질이 많았던 뒷골목연극들이 점차 건강하고
대중적인 면을 확보하면서 인기를 끄는것같다"면서 "장기공연이 많아지고
있는것은 연극계가 아직도 적자를 면치못하고 있지만 점차 나아지고
있는것을 증명하고 있는것이 아니냐"고 반문했다.

현재 1년이상 공연을 해온 작품은 지난 92년1월1일 막을 올린
"불좀꺼주세요"(대학로극장.7백72회공연.11만7천여명관중동원),91년6월8일
개막한
뮤지컬"넌센스"(인켈아트홀2관.1천2백여회공연.23만여명동원),92년6월4일
시작한 "바쁘다바뻐3"(소극장 하나방.4만여명동원)등.

지난 3월24일 북촌창우극장개관기념으로 막을 올린"돼지와
오토바이"(이만희작 허규연출)는 지난6월 1차연장에 이어 오는 8월31일까지
2차연장공연을 갖는다.

현재 관객1만여명을 돌파한 이작품은 첫아들인 기형아를 살해해감옥에
갔다온 고아원출신의 전직교사가 부잣집딸이자 의사인 젊고 발랄한
옛제자와 다시 결혼한다는것이 극의 줄거리.

7월10일부터는 휴양차 미국에 가는 방은진대신 동아연극상연기상을 받았던
박혜진이 교체출연,이호재-김성녀,이호재-박혜진등 3배우의 조합으로
공연하게됐다.

연출을 맡은 북촌창우극장의 대표 허규씨는 "관객들의 성원에 힘입어
연장공연에 들어가게됐다"며 "앞으로 관객들의 호응도를 보아 9월이후의
연장공연도 고려하고있다"고 말했다.

미리내소극장에서 공연중인 "등신과 머저리"(김상열작 김성노연출)도
지난5월27일 막을 올려 관객들이 몰리자 오는8월1일까지 연장공연을
하고있다.

지난74년 카빈총강도살인사건의 주범 이종대와 문도석의 얘기를
외형보다는 한인간의 내면을 파헤치며 작가특유의 블랙코미디스타일로 꾸민
작품.

출연배우8명의 앙상블이 "볼거리"를 제공하는 이 공연에는 주말은 물론
평일에도 관객들이 꽉 차 이미 3천명의 관중을 돌파했다.

"누가누구?"(마르크 카몰레티작정진수역.연출,7월18일까지, 마로니에극장)
역시 지난3월12일 공연을 시작,6차에 걸쳐 연장공연을 치르면서도 여전
히 관객들의 발길이 끊이지않고있다. 섹스코미디로 분류되는 이연극은
92년 파리와 런던에서도 초연된 최근작으로 인간의 사랑과 욕망을 소재로
한 이야기이다.

지난3월8일 명동엘칸토예술극장에서 시작,현재 마로니에극장에서 4차로
재공연중인 "얼리걸"(캐롤린 카바작 배유정역문고헌연출,8월4일까지)은
창녀촌을 배경으로 7명의 여인들이 사랑과 우정으로 진실된 인생을 열심히
살아가는 모습을 그리고있다.

이밖에 극단 서울커넥션의 "탑걸즈"(카릴 처칠작 김철리역 성준헌연출)는
지난4월부터 5월말까지 바탕골소극장에서 초연한데이어 전국의 지방공연을
마치고 8일부터 8월31일까지 대학로강강술래소극장에서 앵코르무대를
갖는다.

<신재섭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