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무용수가 연극과 무용이 만나는 이색적인 무대에서 뛰어난 연기력을
과시,관객들로 하여금 본업이 연극배우가 아니냐는 착각을 불러일으켜
화제가 되고있다.

주인공은 창무회의 수석무용수인 최지연씨(28).

창무예술원의 포스트극장에서 공연중인 "아침한때 눈이나
비"(7월20일까지)에서 연극배우로 새롭게 데뷔,자연스런 연기로 관객들을
매료시키고있다.

극단 목화레퍼터리컴퍼니와 창무회가 합동으로 공연하고있는 "아침한때
눈이나 비"는 히로시마원폭투하가 빚어낸 한 가정의 비극적인 이야기를
통해 개인주의와 이기심,탐욕이 만연한 현실의 어두운 모순속에서 순수한
휴머니즘을 그린 작품.

최씨는 이 작품에서 춤은 물론 뛰어난 대사연기로 비극속에서 희망의
이정표를 제시해주는 딸 민주역을 잘 소화해 내고있다.

"처음에는 두려웠어요. 춤은 제자신을 표현하는것이지만 연극은 다른
인물이돼서 표현하는것이기때문에 고민도 됐고요. 그러나 제감정을 다르게
전달할수있다는 것을 배웠고 특히 처음에는 쑥스러웠으나 이제는 관객들과
끊임없이 시선을 주고받는것이 자연스러워 제자신 많은것을 얻고
변화하고있다는것을 느낍니다"

잔 동작을 없애야하는 춤에 익숙해있다가 부단히 움직여야하는 연극무대에
적응하느라 힘들었다는 최씨는 그러나 웃다가도 슬픈 모습을 보이는
관객들의 즉각적인 반응에는 자신도 모르게 힘이 불쑥 솟는다고.

극중 마지막 부분에서 엄마가 눈을 뜨고 햇빛을 봤을때 딸과 부둥켜안는
장면에서는 정말 감정이 격해져 눈물을 흘리기도했다는 최씨는 앞으로
기회가 닿는다면 연극을 하고싶다고 말한다.

최씨는 이화여대무용과를 졸업했으며 지난3월"93창무큰춤판"에서
"겨울나무에서 봄나무에로"(황지우작)를 안무하고 출연도 해 주목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