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삼대통령은 5일 박종근노총위원장을비롯한 노동계인사 24명을
청와대로초청,만찬을 함께하며 최근의 노사현안에대해 의견을 나누었다.
이날만찬은 현대그룹의 노사분규가 극한상황으로 치닫고있는가운데
이루어진것이어서 큰 관심을 모았다. 김대통령과 노동계인사들은
현시점에서 노사분규는 경제회생에 큰 걸림돌이된다는데 인식을 같이하고
집단이기주의가 가져올 후유증에대해 함께 걱정했다.

다음은 이날 대화의 요지이다.

<>김대통령=우리사회 일부계층에서 자기만 생각하는 집단이기주의가 있어
국민을 불안케하고 있고. 경제에 주름을 주고있다. 80년대초
미국포드사가 도산위기에 몰렸으나 근로자들이 "미국을 살리려면 포드를
살려야한다"는 인식아래 똘똘뭉쳐 회사를 회생시켰다는 이야기는 우리에게
교훈을 준다.

나는 임기중 부정부패를 척결하고 변함없는 개혁을통해 이시대를 사는
우리의 과제를 해결하겠다.

<>박종근노총위원장=문민정부 출범후 경제개혁과 부패척결에 앞장서는
모습을보고 근로자도 잘살게 되리라는 기대를 하게됐다. 경총과 노총은
국제경쟁력강화를 위해 시대적 소명감으로 임금인상안에 합의했다.
노총산하 개별노조의 반발도 있었다.

이를감안,정부는 세제감면 물가안정 복지증대등 국제경쟁력에 부담이
되지않는 부분에 많은 배려를 해주어야한다. 노총사업으로 55억원을
요청했는데 이를 승인되도록 해 달라. 노총의 위상이 높아지면 근로자들을
신경제에 동참토록하는 영향력도 커질것이다.

<>김대통령=노총과 경총이 합의한것은 역사에 없던 일이다.
나라살리겠다는 결단으로 높이 평가한다.

<>송수일(섬유노련위원장)=섬유업계의 이직률이 높아지고있다.
섬유수입관세를 올려 경쟁력을 키워줘야한다. 구미각국의 섬유수입관세가
20%선,중국은 1백20%선인데비해 우리는 겨우 8%다. 제3국에 진출한
우리업체의 현지생산제품이 다시 한국으로 수입되는것도 문제다.

<>이남순(금융)=금융자율화는 인사자율화에있다. 새정부는 인사자율화를
약속하고 은행별 9명의 추천위원회를 구성토록했다. 추천위에 실질적인
종업원대표도 참석할수있도록 해야한다.

<>조천복(선원)=현대그룹분규는 거친기업주와 거친근로자가 부딪쳤기
때문이다. 중간에서 양측의 의견을 조정할 기구가 없다. 노총의
산별기구에 힘을 부여해 일선 노조를 통제할수있도록 해야한다.

<>박인상(금속)=현대분규는 현대그룹이 적극적으로 나서면 노조설득이
가능하다고본다. 내놓을건 내놓아야한다. 대우자동차도 터질요인이
충분히 있다. 과거보다 생산성이 1.5배 높아졌으나 처우개선폭은 그에
못미친다. 무노동 부분임금은 실제로 임금의 5%만 지급한다는
대법원판례가있기에 근로자의 입장에서보면 별로 바람직하지않다. 오히려
노동부장관에게 불만이다.

<>이광남(택시)=외국관광객의 여론조사결과를 보면 한국에
다시가고싶지않은 가장큰 이유로 택시를 꼽는다. 그러나 택시운전사들도
할말이 많다. 오늘 대전역에서 규탄대회가 있었는데 정부 여당이
요금인상약속을 안지켰기 때문이다.

<>김대통령=택시는 그나라의 얼굴이다. 내달에 열리는 대전엑스포를
계기로 택시문화가 정착되길 간곡히 빈다.

<>김만호(고무)=우리산업중 세계제1의 위치에 있는 업종은 역시 신발이다.
신발산업을 살리기위해 공업발전기금을 통해 시설투자를 지원하겠다고
정부가 약속했다. 그러나 올해 모두 2백40억원이 신청됐지만 실제 결재는
2백40억원만됐다. 성장가능성이 없었다는 이유로 은행이 대출을
꺼리기때문이다. 세계일류의 기술력을 보유한 신발산업을 꼭 살려야한다.

<>김동철(광산)=광산노조에서는 노사분규가 안터져 다행이지만 체불임금이
늘고있어 걱정이다.

<>김대통령=정치인중에는 두가지 유형이있다. 다음선거를 의식하는
정치인과 다음세대를 의식하는 정치인이다. 나는 5년뒤에 아무런 선거도
치르지 않는다. 따라서 인기영합하는 정치는 하지않을것이다.

앞으로 법을 안지킬경우 절대 용납치않겠다. 적당하게는 절대않는다.
우리는 선진국 문턱에 있다. 이번기회를 놓치면 다시 희망은 없다.
경제회생에 걸림돌이 있다면 나는 이를제거하는데 할수있는 모든일을
다하겠다.

<정리=김기웅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