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은 이달 1조5천억원정도를 포함,이번분기중 3조4천5백억원의 돈을
새로 공급할 방침이다. 한은은 5일 이같은 내용의 "6월통화동향과
3.4분기운용방향"을 발표했다.

한은은 하반기 총통화증가율을 당초 계획대로 13~17%로 운용한다는 기본
방침에 따라 3.4분기통화증가율을 17%이내로 관리하되 19%에 육박했던
증가율을 급격히 낮추는데 따른 부작용을 줄이기 위해 7,8월에는 18%대로
운용하기로 했다. 이에따라 하반기 전체로는 작년 하반기와 비슷한
10조원(평균잔액기준),3.4분기에는 작년 같은기간보다 8천억원 적은
3조4천5백억원의 돈이 각각 공급되고 이달엔 1조5천억원정도가 풀려나가게
된다.

이달 통화공급량은 작년 7월의 1조5천6백6억원과 비슷한 규모다.

김영대한은자금부장은 "하반기에 설비투자가 회복되더라도 속도가 완만해
자금수요가 그다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돼 이달을 포함한 하반기 전체
자금사정은 나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김부장은 특히
주식시장에서 기업의 자금조달이 원활하게 이뤄진다면 은행이나
회사채시장의 부담이 적어 금리안정세도 기대할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은발표대로라면 이달은 물론 하반기전체로도 시중자금사정과 금리전망에
대한 불안감이 어느정도 해소될것 같은 감을 갖게 한다. 2.4분기
19%이내로 잡았던 통화증가율이 3.4분기에 17%이내로 낮아지는데 따른
통화긴축우려가 높았으나 한은이 갑작스레 17%로 낮추지않고 점진적으로
하향조정키로 함에따라 금리상승불안감이 진정되고 있는 것만은 분명하다.

문제는 신경제1백일계획의 효과가 가시화될것으로 보이는 하반기에 한은의
예상과 달리 자금수요가 커질 경우다. 현재의 경기동향만을 보면 투자가
활발해질것 같지않지만 이는 장담하기 어렵다.

자금수요의 크고 작음에 관심을 갖게되는 것은 그로인한 자금사정의 좋고
나쁨때문보다는 2단계금리자유화가 무리없이 추진될수 있느냐는 점에서다.
이미 공표한대로 하반기에는 대부분의 대출금리규제가 없어지는
2단계자유화를 시행해야 한다. 금리자유화는 금융시장의 정상화라는
차원에서 그자체로도 의미가 크지만 자유화로 금리상승이 촉발될 경우
소망스럽지 못한 결과를 낳을 공산이 높다.

이에따라 금리상승여지를 최소화하면서 무리없이 2단계자유화를 추진할수
있도록 여건을 조성하는데 모든 노력을 기울여야할 것으로 지적된다.

그러나 여건조성이 통화의 과잉공급으로 이어져서는 곤란하다.
물가불안이 우려되고 있는 시점이기 때문이다.
올들어 지난 6월말현재 소비자물가가 4.2%올라 신경제가 싹을
틔우기도전에 물가복병을 만난 형국이어서 통화의 절제운용이 그 어느
때보다 시급하다. 한은은 물가불안이 우려되고있는데도 "연초에 세운
통화운용계획을 그대로 추진하는 만큼 최소한 돈이 예상보다 많이 풀려
물가를 자극하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그러나 한은스스로 설명한 대로 경기의 완만한 회복으로 자금수요가
크지않은 상태에서 "돈을 비교적"여유있게 공급할 경우 물가불안은
심화될수있다.

더욱이 통화당국이 2단계자유화를 위해 통화공급을 늘리는 쪽으로
경사될수도 있어 이같은 우려를 갖지 않을수 없다.

이런 점에서 하반기는 자금사정이 좋을것 같다는 전망만으로 "안심"하기
어려운 시기다. 2단계금리자유화여건을 마련하면서 동시에 꿈틀거리는
물가상승의 불안감도 잠재워야하는 두가지 짐이 한은에 지워져있다.

한편 지난 6월 총통화는 평잔기준으로 1백조2천58억원에 달해
전년동기대비 18.8%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통화공급량을 부문별로 보면 민간부문에서 주택자금과
신용카드대출이 늘어 1조2천4백78억원 공급됐고 정부부문에선
1천6백4억원이 풀렸으며 해외부문에선 외국인주식투자자금이 많이
들어왔으나 경상수지가 외환수급기준으로 적자를 보여 월중 8백93억원
공급됐다.

지난달 전국어음부도율은 0.11%로 전월과 같았고 어음부도액은 전월보다
소폭 증가한 4천7백40억원에 달했다.

<고광철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