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시립박물관을 오는 9월 착공해 96년까지 건립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으나, 정작 건물 공사보다 훨씬 오랜 준비가 필요한 전시유물
수집.확보 계획 등은 백지상태나 다름없어 자칫 빈껍데기 박물관이 될지
모른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서울시는 최근 역사유적 훼손이라는 반대여론에 부닥쳐 8년째 진통을 겪
어온 서울 종로구 신문로2가 경희궁터 안 시립박물관 건립계획이 지난달
문화재위원회로부터 최종승인을 받음에 따라 올 9월께 공사에 들어가겠다
고 밝혔다.
모두 3백2억원 예산으로 1천8백82평의 터에 지하1층 지상2층 연건평 5천
8백50평의 현대식건물을 지어 서울의 도시발달사.한강사.산업발달사등 정
도 6백년 서울의 역사성을 알수있도록 유물.사진자료등을 전시한다는 것.
그러나 시는 지금까지 건물공사 추진에만 매달리고 있을 뿐 정작 장기
간의 준비가 필요한 유물과 자료의 수집을 위한 관련 위원회의 구성, 전
담 직원 및 예산 확보 등에 대해서는 엄두를 못내고 있다.
이와 관련해 시 관계자는 "내년에 열릴 정도 6백년 기념 서울 사료전
시회를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으나, 공공박물관이나 개인 소장
자들이 전시회에 유물을 빌려줄 수는 있지만 이를 아예 기증받거나 단시
일에 구입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실제로 인천시의 경우 지난 90년 34억원을 들여 시립박물관을 신축했으
나 전시물 확보에 미처 신경을 쓰지 못해 현재는 인천의 변천과정과 무관
한 고려자기, 신라토기, 선사시대 공룡알 화석 등이 뒤섞인 `잡탕'' 박물
관으로 운영되고 있다.
인천시 관계자는 "박물관 개관뒤 여론의 질타가 높았다"며 "뒤늦게나마
경인선 철도개통, 영종도개발사등 인천의 생활사 관련자료를 집중적으로
조사.개발하고 있으나 워낙 여러 해가 걸리는 작업"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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