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6월중엔 물가불안이 더욱 가시화되고 그나마 희망을 가졌던 수출마저
횡보상태를 나타낸 것은 하반기이후 신경제에 커다란 "짐"으로 작용할게
분명하다.

올들어 완만하나마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던 수출이 1백일계획의
마지막달인 6월중 사실상 제자리걸음에 그쳤다는 것은 이유야 어떻든
경기회복이 상당히 더뎌질 것임을 예고한 것이다. 그동안 내수불황에도
불구하고 산업경기를 지탱해온게 수출이었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특히 <>신경제 1백일계획기간중 정부가 주력해온 기업규제완화등의 효과로
기업들의 수출마인드가 되살아나고 있고<>엔고등 모처럼 찾아든 외부환경의
호전속에서도 수출이 제자리걸음을 했다는 것은 여간 문제가 아니다.

정부는 6월중의 수출이 당초 기대에 크게 못미친 것은 예상치못했던
노사분규의 파장이 길게 드리워진 때문으로 설명하고 있다. 6월중에만
현대그룹 주요계열사의 분규로 1억5천만달러 가까운 수출차질이 빚어졌고
이밖에 주요 컨테이너수출업체인 (주)진도의 분규등이 겹쳐 2억달러가량
"내다팔수도 있었던" 수출상품을 만들지 못했다는 설명이다.

또 작년이맘때는 일부 수출업체들이 "무역의날"포상을
의식,포상기준연도말인 6월중 밀어내기식 수출로 2억달러가량의 "허수"를
만들어냈던 반면 올핸 이같은 현상이 거의 나타나지않았던곳도 일부
작용했을 것으로 상공자원부는 보고있다.

상공당국은 수출부진요인을 다각적으로 분석하고있다. 문제는 수출이
갑작스레 제자리걸음하게한 직접요인이된 노사분규가 얼마나 빨리
진정되느냐가 당장의 과제라고 볼수있다.

이런 돌발변수를 빼면 올수출이 그런대로 낙관적이라는게 상공자원부측
설명이기도 하다. 실제로 6월중 수출이 제자리걸음을 한 가운데서도
내용상으론 긍정적 징후가 없지않다. 예컨대 올1.4분기중에만 해도 8.5%의
감소세를 보였던 대일수출이 지난6월엔 2%가량 증가세로 돌아섰고
대미수출도 5~6%늘어나는등 그간 부진했던 선진국지역수출이 회복세로
돌아설 조짐을 보이고있다. 동남아지역수출이 작년수준에 머물러 한가닥
불안하기는 해도 대중국수출은 6월중 1백%가량 증가,여전히 호조를
나타냈다.

품목별로 봐도 엔고와 제품고급화 노력등의영향으로 올들어 한자리수
증가에 머물러온 가전제품과 직물수출이 6월엔 각각 20~30%씩 늘어난 것도
반가운 현상이다. 수출선행지표의 하나인 신용장(LC)내도액도 6월중
전년동월보다 9.9% 늘어나 앞으로의 수출전망을 밝게하고 있다.
무역협회가 국내 5백개 주요 무역업체를 대상으로 조사한 "3.4분기 수출
산업경기예측조사"에서도 이 기간중의 수출산업 종합경기지수가 125.2를
기록,호조를 예상케하고 있다.

상공자원부는 하반기수출은 노사분규만 조기수습된다면 엔고와 중국등
개도국의 개발수요효과등으로 전년동기보다 10%가량 증가,올 전체로는 최근
상향수정한 수출목표치 8백35억달러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물가불안도 "신경제호"를 위협하는 복병으로 작용할 모양이다.

특히 물가불안은 "고통분담"을 통해 물가및 임금안정을 유지한다는
신경제론에 금이 가게할수도 있어 앞으로 정부의 정책적 대응이 주목된다.

사실 올 물가는 벌써부터 신경제의 최대관심사로 떠올랐었다. 정부가
1백일계획에서 고통분담을 호소하며 공산품가격동결등 강력한 억제시책을
편것도 바로 이 때문이었다.

그러나 신경제1백일계획은 그 자체로 물가상승요인을 안고있었다는 지적이
많다.

경기활성화를 위해 푼 돈이 물가를 자극할수 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더구나 지난해의 물가안정은 농산물이 이례적으로 풍작을 기록한데다
정부가 공공요금인상을 억제하는등 강력한 가격통제정책을 쓴 덕분이다.
일반적으로 농산물은 한해걸러 풍.흉작이 바뀌는 "해거리 현상"을 보이는
때가 많아 농산물가격상승도 예상되어 왔다.

이처럼 물가 불안요인이 곳곳에 산적해 있는 탓에 청와대경제팀과
물가당국인 경제기획원이 물가관리에 집중적인 노력을 기울인 것도
사실이다. 지난 6월초 박재윤경제수석은 기획원의 정재룡물가정책국장을
불러 물가안정을 강조한데서도 이런 사정을 엿볼수 있다.

물가가 안정되지 않을경우 임금인상요구 물가불안 임금인상요구등
악순환이 되풀이돼 신경제가 짊어질 짐은 커질수 밖에 없다.

기획원측은 그러나 6월말까지 소비자물가가 4.2%오르긴 했으나 전반적인
물가불안상태는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수박 갈치등 일부 품목만이
크게 올라 지수에 반영됐다는 설명이다. 6월중 소비자물가 상승폭0.5%중
수박과 갈치가 0.33%포인트를 기여했다고 한다. 정물가국장은
"하반기이후에는 물가상승요인이 미미하다"면서 연간 5%이내에서 억제될수
있을 것이라고 조심스레 전망했다.

이에비해 관련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 (KDI)도 올해
소비자물가상승률을 5.6%로 전망하고 있어 물가는 신경제의 성패를
가름하는 최대 과제가 될것만은 분명하다.

<박영균.이학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