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부의 소위 신경제 100일 계획이 6월말로 막을 내리고 이제 신경제 5
개년 계획이 시작되는 이 시점에서 그간의 신경제에 대한 평가와 그 의미
를 새겨 보는 것도 뜻있는 일이라 생각된다.

정부가 4개월전 개혁의 기치를 내걸고 출범한 후 그동안 사정이라는
이름아래 사회 각부문에 은폐되어 있던 부정과 비리를 파헤쳐나가자
국민들도 이에 대해 높은 지지를 보내고 있으며 이의 여파가 여러 분야에
다양하게 퍼지고 있음을 발견하게 된다. 그러나 한편 정부의 그간의
경제업적에 대해서는 국민들의 반응이 긍정도 부정도 아닌 상당히
미지근한것 같다. 최근의 여론조사 결과에서도 새 정부에 대한 지지도가
97%가 넘을 정도인데도 신경제의 성과에 대해서는 겨우 32%정도가
성공적이었다고 응답하고 있는 것이 이러한 엇갈린 심정을 반영하고 있다고
하겠다.

신경제란 과연 무엇인가. 이속의 내용은 무엇이고 어떠한 문제점을
내포하고 있는가를 대략적이나마 살펴보자. 신경제 논리가 등장할 당시는
지금도 그때의 상황과 크게 변한 것은 아니지만 아무튼 그 당시에는
한국경제의 전망이 매우 불투명한 상태였다. 한국경제가 최근의 대내외적
여건을 잘 이용하고 현명하게 대처할때 2,000년대에 가서는 한국이 소규모
제조업부문에 있어서 세계적 중심지로 발전할 것이라는 매우 희망적인
가설을 제시하는 그룹이 있는가 하면,현재 우리가 처해있는 지정학적
여건과 기술의 낙후,국민들의 정신적 자세들을 고려해 볼 때 선진국의
문턱에 진입하는 데는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는 비관론이
제기되어 왔다.

이러한 상반된 상황에서 경제발전의 새로운 원동력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 신경제의 가장 중요한 목표이다. 새로운 원동력은 지금까지
정부주도하에서 정부의 간섭과 지시에 따라 왔던 관행에서 벗어나 국민들의
자발적 참여를 유도하고 창의력을 제고시키는 방향에서 마련되어야 한다는
것을 기본전제로 삼고 있다. 또한 새로운 원동력은 두가지의 핵심적인
개혁,즉 "제도개혁"과 "의식개혁"을 통해 마련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다시 말하여 신경제의 논논리속에는 개혁이라는 것이 가장 핵심적인
요소이며 고통을 서로 분담하고 이릉 통해 경제의 흐름을 새롭게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이처럼 신경제가 추구하고 있는 논리성에는 아무런 하자가 없으며
현상황에서 매우 바람직하고 시의적절한 것이라 생각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비판적시각이 없는 것이 아니다. 우선 신경제의
논리는 말로만 그럴듯하지만 그체적으로 들어가서 이의 수단과 방법에
대해서는 매우 모호하다는 점이다. 예컨대 국민의 자발적 참여를
유도한다든지,고통을 분담시킨다고 할 때 이를 과연 어떻게 실현시키겠다는
것인지 분명치 않다. 개혁에는 모든 이익집단들이 참여해야 하고 이것이
바로 참다운 민주적 개혁인데 이들 이익집단들의 이해관계를 누가 어떻게
조정할 것인가가 명확히 제시되지 못하고 있다.

또 하나의 문제점으로는 신경제에서의 핵심적 본질인 개혁이 과연 어떤
방향으로 갈 것인지 분명치 못하다는 점이다. 물론 개혁이라는 것이
단기간 내에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고 여러 의견을 거쳐 마련되어 꾸준히
추진되는 것이 불필요한 충격을 최소화시키는 방법이기는 한다. 그러나
현재까지 경제개혁 내용의 실체에 대해서 최종합의가 마련되지 못하고
부처간 관련기관간 힘겨루기에 급급한 인상을 주고 있는 것은 매우
실망스러운 일이다. 개혁의 성격에 관해서도 경제정의실현과 경제적
효율성 제고간의 상호충돌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가 불분명하다. 다시
말하여 개혁과정에서 제도상의 부조리 제거와 경제성장의 추진사이에서
발생하는 마찰을 극복해야 하는데 이것이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니까 신경제 100일 계획기간동안 통화증발등 총수요는 확대되었으나
기업의 투자마인드는 얼어붙어 있고 경제를 활성화시키는데 필요한
설비투자는 일어나지 않고 있다.

마지막으로 개혁을 앞장서서 추진해야 하는 주체세력이 누구인가가
현재까지 불명확하다는 것도 지적하지 않을수 없다. 물론 추진의 앞장은
정부가 서야 하며 정당 기업 근론자등이 이에 동참해야 한다. 그런데
자율과 참여를 강조하는 신경제에서 정부가 5개년 계획을 다시 세우고 이를
관주도적으로 밀고 나간다면 과연 과거의 구경제와 무엇이다른가하는
의문이 생기지않을수없다.

그러나 이러한 문제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신경제의 중요성을
평가절하해서는 안될 것이다. 무엇보다도 정부스스로가 신경제 논리속에서
강조하고 있듯이 정책의 일관성과 투명성을 유지하면서 분명한 대안을
제시하고 호소력있는 리더십을 발휘할때 신경제의 성과는 틀림없이
있을것이라 믿는다. 어쩌면 신경제의 장점은 정책수단의 새로움에서가
아니라 운영스타일과 운영과정에서의 뚜렷한 변화에서 찾아야 할것이다.
과거의 권위주의적 통치방식에서 벗어나 깨끗한 정치,윗물부터 맑은 정치를
구현시키며,이런 맥락에서 경제도 불의와 타협하지 않고 공명정대하게
운용할때 비록 그 수단과 방법은 과거와 크게 다른 것이 없더라도 그
결과는 분명히 다를 것이다. 수단보다는 과정이 더 중요한 때이다.
정권이 바뀔때 청와대 경제수석이 감옥에 가는 그런 비극이 이제 다시는
일어나지 말아야 한다. 신경제의 의미와 중요성은 이런 점에서 찾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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