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과 관객"을 주제로 28일 소극장 산울림에서 열린 세미나에서
이윤택씨(극작가겸 연출가)는 "그간 우리의 사실극이 리얼리티를 제공하지
못한채 도식적이고 필요이상의 설명으로 관객이 연극에 동참할수 있는
사고의 여백을 깨는등 관객을 무시해온 경향이 있었다"고 지적하고 "무대와
관객의 관계방식에 대한 명확한 인식의 필요연기론 무대기술론
극작론전반에 걸친 새로운 인식과 방법론이 탐구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씨는 이어 "관객은 일상성을 보려는것이 아니라 낯선것,즉
비일상적인것을 보고자 한다"고 말하고 "따라서 낯설되 관객이 공감할수
있는 꿈 비전등을 제공해야하며 배우도 감동을 느끼는 관객의 반응을 통해
자기를 의식하는 "반영미학"을 탐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윤철씨(세종대교수)는 "연극공연에 있어서 관객의 역할"이라는
주제발표에서 "관객은 연극의 필수요소이지만 연극 창조작업에 소극적으로
참여하는 집단이며 평가의 대상이 되지않는 치외법권적인 존재이고
시대정신의 대표들"이라고 전제하고 "관객의 역할은 티켓을 구매함으로써
공연을 지원하고 집단반응으로 공연을 즉결심판하며 연출자의 해석을
또다시 해독하는것"이라고 밝혔다. 따라서 <>관객을 소비자로 보는
시장연극의 개념에 눈떠야하고 <>평론을 활성화,관객의 연극이해력을
높여야하며 <>신세대의 연극적 수용미학을 철저히 검증하는 방법으로
관객에게 접근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이강백씨(극작가)는 "90년대들어 반독재 반군부등 80년대를 지배하던
뚜렷한 테마가 없어지면서 관객의 성향이 다양화되고 극장숫자의 폭발적인
증가,동인제극단의 붕괴,시장경제원칙의 연극도입등이 이루어졌다"고
말하고"이제 적자생존의 정글법칙에 따라 살아남기위해 희곡을 쓴다"고
덧붙였다.

채윤일씨(연출가)는 이날 "오늘의 한국연출가-누구를 향해 만드는가"라는
주제발표에서 "지난세월동안의 무대작업을 통해 경험으로 얻은 사실은 나와
같은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가려운곳을 알아내서 긁어주었을때,또는
그사람들을 짓누르고있는 근대적권위주의와 유교적 엄숙주의의 벽을 깼을때
관객은 온다"고 털어놓았다.

채씨는 이어 "유교인습이든 굴절된 정치든 권위주의든 금기사항을
연극무대에서 폭로하고 조롱했을때 관객들은 통쾌함을 느낀다"며 "지금까지
정치적인 문제에서 섹스 마약 환경 집단이기주의등으로 변화되어가는
금기사항의 작품을쓰는 사람이나 만드는사람 모두 민감해야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1백여명의 연극종사자 팬들이 참가한 가운데 유민영씨(단국대교수)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세미나는 연극이 각종영상매체의 출현으로 갈수록
설땅을 잃어가고 있는 시점에서 "관객이 재미있게 즐길수있고 공감할수있는
연극을 만들자"는 캐치프레이즈아래 관객문제를 집중 조명했다는 점에서
주목을 끌었다.

이세미나를 개최한 소극장 산울림의 대표 임영웅씨는 "지금까지 연극에
관한 세미나는 많이 열렸지만 관객문제를 거론한 세미나는 없었다"며 "이
세미나를 계기로 관객에 대한 연구가 본격적으로 이루어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신재섭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