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의 서북쪽 버밍엄 방면으로 자동차로 한시간 반가량 달려가면
옥스퍼드시가 있고 여기에 유명한 옥스퍼드대학교가 있다.

도시로 들어서면 곰팡이 냄새가 나는듯 싶은 낡은 건물들과 만나게 된다.
이것이 시내 여기저기에 흩어져 있는 대학건물들이다. 대학들은 제마다
특성도 다르고 학과도 다르고 설립연도나 심지어는 학칙과 교육방법도
다르다. 대학은 30여개 가량되는데 제마다 유명도가 다르다.

대개는 오래된 대학이 더 유명하다. 이들 대학은 단과대학이라기 보다
학료라고 부르는 편이 타당할 것이다. 옥스퍼드대학교란 이들 대학을
통칭하는 말이다. 그러나 대학끼리 경쟁의식도 강하여 제마다 소속된
대학의 이름을 내세우지 옥스퍼드란 이름은 즐겨 사용하지 않는다.

다시말해 어느 학교 출신이냐고 물으면 킹스 칼리지 출신이라고 말하지
옥스퍼드대학 출신이라고 대답하지 않는다.

케임브리지는 런던 북쪽으로 역시 한시간 반정도 달려가야 한다. 여기도
사정은 같다. 조그만 타운이 온통 30여개의 올망졸망한 대학과 기숙사로
짜여져 있다. 오늘날 같은 컴퓨터시대에도 이곳에서는 철저히
기숙사생활중심으로 개인교습에 의존한 교수법이 이용되고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이들 대학이 이루고 있는 대학도시의 아늑한,그리고
아카데믹한 도시의 분위기가 독특하다. 이들 두 대학과 대학이 이룬
대학도시의 분위기는 오랜 역사만큼 범접하기 어려운 신성함마저 느끼게
한다.

미국에도 비슷한 유의 대학도시는 많다. 역사는 짧지만 도시계획적으로는
더 잘 다듬어져 있기도 하다.

우리나라의 대학은 거의 대도시에 집중되어 있다. 서울의 대학을 옮겨
만든 분교들이 서울 주변에 흩어져 있으나 건물만 황량할 뿐 주변에는
분위기가 없다. 대학과 주변도시가 조화되지 못하였다. 그래서 저녁만
되면 교수건 학생이건 모두 서울로 가버리고 쓸쓸한 죽은 도시가 된다.

우리도 이제 분위기있는 대학도시를 만들때가 되지 않았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