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길 주행차량이 차에 치인 사람을 재차 친뒤 피해자를 차체 앞부분에 낀
채 4.5km나 달린 어처구니 없는 사고가 서울 도심에서 발생했다.

28일 오후 8시40분쯤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광장앞 도로 럭키금성 쌍둥
이빌딩앞 지점에서 시속 60km 속도로 영등포에서 마포대교방면으로 1차선
을 달리던 서울3주4887호 로얄프린스승용차(운전자 김용택.45.서울 양천구
목동)가 차도에 쓰러져 있던 30대 초반가량의 남자를 치었다.

운전자 김씨가 사고직후 사고현장에서 56m가량 떨어진 마포대교검문소에
사고를 신고한뒤 경찰과 사고현장에 도착해 보니 시체는 이미 없어진 상태
였다.

1차사고 발생 직후인 이날 오후 8시42분쯤 사고현장을 시속 60km 속도로
달리던 서울4우2015호 세피아승용차(운전자 김봉태.33.서울 영등포구 대림
동)가 2차선으로 밀려나 있던 피해자를 친뒤 차 앞부분 하체와 앞바퀴 사이
에 낀채 그대로 진행했다. 2차사고 운전자 김씨는 마포대교 북단에서 완전
히 원을 그리며 방향을 튼뒤 강북 강변도로를 지나 서강을 거쳐 신촌로타리
방면으로 달렸다.

김씨가 20여분을 달린뒤 오후 9시5분쯤 신촌로타리부근 크리스탈백화점 뒷
편 일방통행도로로 접어들면서 서행하기 시작하자 지나가는 행인들이 얼굴
을 찡그리며 입을 막고 지나가고 여성들은 비명을 질렀다.

차에서 내린 김씨는 지나가는 50대 아주머니로부터 "차 아래 사람이 깔려
있다"는 말을 듣고 엎드려 보니 차앞바퀴 뒷부분에 사람의 두 발이 보여 경
찰에 신고했다.

피해자는 노동자풍으로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으로 추정되나 신원을 짐
작할 만한 소지품이 없어 현재 신원파악이 안된 상태다.

피해자가 입고 있던 바지는 사고현장부근 녹지대에 떨어져 있었고 옷은 갈
가리 찢긴 상태나 노면이 미끄러워 살갗이 군데군데 깎여 없어졌을뿐 시신
의 모습은 전체적으로 제모습을 유지하고 있었다.

김씨는 경찰에서 "집에서 저녁을 목고 어머니.처.아들과 함께 부친이 운영
하고 있는 신촌 현대소극장으로 청소하러 가던중"이라며 "비가 많이 와 브
러시를 3단으로 켜고 음악을 틀어놓은 채 주행했으나 사고현장에서 사람을
치었다는 느낌은 전혀 받지 못했으며 술은 마시지 않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