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구리라면 썩 달갑게 가까이하고 싶은 동물이 아니다. 괴상하게 생긴
모습이 마음을 가지 않게 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각기 모습이 다른
무당개구리 두꺼비 청색개구리 맹꽁이등 종류도 가지가지가 있으나
옛날에는 울음소리만을 즐기기 위해 사육된 기생개구리라는 것도 있었다.

지금도 여름철 시골 밤길을 걷다 보면 개구리의 울음소리가 어린시절의
향수를 불러 일으킬 때가 있다. 그것도 짧은 시간의 감회일 뿐이고 계속
이어지는 개구리의 합창은 시끄러움으로 변하여 귀청을 고달프게 한다.

옛날 중국의 문인들도 개구리의 울음소리를 달가워하지 않았던것 같다.
북송때의 소식은 서로 헐뜯기만하는 의논을 개구리와 매미소리에 비유하여
와명선 (와명선조)라 했고 명말.청초의 고염무는 사람이 괜히 성을 내거나
투덜대는 것을 우와지노(비오는날 개구리가 성내는 소리)라 했다.

한편 동심의 세계에서는 요란한 개구리소리도 노래소리로 들린다.
이동찬시인이 쓴 "개구리"라는 동요에서는 여름밤 연못에서 떼지어 우는
개구리소리는 화목한 가정의 합창이 된다.

"개굴개굴 개구리 노래를 한다/아들 손자 며느리 다 모여서/밤새도록
하여도 듣는 이 없네/듣는 사람 없어도 날 밝도록/개굴개굴 개구리 노래를
한다"
때마침 서울 도봉구청이 북한산계곡 우이천에 개구리울음소리가 들리는
휴식처를 만들려고 산정호수에서 대거 잡아온 무당개구리들을 풀어놓자
환경단체들이 생태계를 파괴하고 수질악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맞서
"개구리환경논쟁"이 한창인 모양이다.

환경단체들은 무당개구리들이 환경이 바뀌어 떼죽음을 당할 가능성이 있고
그 경우 계곡물의 부영양화로 수질을 악화시킬수 있는데다 계곡의 곤충이나
송사리를 잡아먹어 생태계 균형을 깨뜨릴지도 모른다는 걱정을 하고있다.

한국을 비롯한 만주 중국북부 우수리등지에만 분포되어 있는 희귀종인
무당개구리는 한반도 남부지역에선 산골짜기의 맑은 연못이나 계류에서만
산다.

송사리도 살수있는 개천에 번식력이 강한 개구리가 살수 없다는 것은 말도
안된다는 도봉구청의 확신대로 생태계파괴 없이 울음소리가 울려 퍼지는
현대판 기생개구리계곡이 될지 관심이 가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