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그나UK사가 국내 석유화학공장에 대해 보험인수를 거절한 것은 해외
재보험시장에 국내물건에 대한 불신이 극에 달해 있음을 반증하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최근 세계적인 대재해로 인해 영국로이드등 해외재보험시장이 급격히
위축된 데에서도 원인을 찾을수 있으나 근본적인 원인은
국내석유화학업계가 위험관리의식이 결여된 불량물건으로 판정된데서
찾아야한다는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국내석유화학물건의 최근 3년간 손해율을 보면 외국의 이같은 인식에
공감이 간다. 국내 대형석유화학물건은 총22건. 이들믈건이 화재보험에
들면서 낸 보험료는 90년 1백26억9천6백만원 91년 1백86억2천8백만원 92년
2백22억9천5백만원등 모두 5백46억1천9백만원에 달한다.

반면 각종 사고로 인한 보험금지급액은 3년간 8백68억6백만원에 이르러
평균 손해율이 1백58.9%를 기록했다. 1백원의 보험료를 받고 1백59원을
물어준 셈이다.

특히 지난89년이후 국내업계에선 매년 1백억원이상의 대형사고가
발생했으며 작년말이후 극동정유 서산공장(추정손해액 2백64억원)을 비롯
3건의 대형사고가 잇달아 터졌다.

해외재보험사의 더큰 불만은 이들이 국내업체의 안전도를 조사한 뒤
제시해준 요구사항에 대해 오불관언하고 있다는점.

국내석유화학업계 경영층들이 보험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데다 안전시설및
위험관리투자에도 인색,계약자로서 부적격하다는 판단을 내리고 있다는게
보험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시그나UK사가 인수거절조치의 대외공표를 유보하는 대신
국내석유화학업체에 대해 국제적인 안전도기준을 실행할수 있는 기관을
설립토록 서면약속을 요구한 것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수있다.

국내보험업계도 석유화학물건에 문제가 있다는 점을 인정하고 있다.
지난90년 삼성 현대의 신규진출에 이어 기존업체의 설비증설로
보험가입대상은 크게 늘어났으나 전문인력이 충분치 못해 위험관리등
소프트웨어측면에서의 기능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했다는게 보험업계의
분석이다.

국내보험사들도 문제를 안고있다. 치열한 인수경쟁으로 계약자에게
해외재보험자의 요구사항을 제대로 전달하지 못해온데다 담보력부족
인수기법낙후등으로 해외재보험시장에 지나치게 의존하고 있는게 사실이다.

일본의 경우 화재보험물건의 해외의존도가 10~15%에 불과하나 우리나라는
평균 60%를 해외재보험에 가입하고 있는 실정이다.

더욱이 해외재보험시장의 급격한 위축으로 인해 석유화학 면방업체뿐만
아니라 보험가입금액이 1조원대에 달하는 전자 자동차업계에 대한
보험가입조건도 까다로워져 국내주요기간산업 전반에 걸쳐 보험가입이
어려워지고 있다.

보험전문가들은 해외재보험시장의 여건이 호전되려면 최소한 2~3년간의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고 석유화학업체등 계약자들은 안전관리관련 투자를
확대하고 보험사들은 인수능력을 확충하는등 공동대처노력이 우선돼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송재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