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투자자들의 강한 주식매수세는 하반기에도 계속 이어질 것인가.

올상반기중 주가상승의 견인차역할을 톡톡히 수행해낸 외국인들의 하반기
투자전략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지난3월초이후 종합주가지수를
1백포인트이상 끌어올린데는 외국인들의 대량매수가 큰몫을 차지했다는
점에서 더욱 주목된다.

외국인들의 향후 투자패턴을 점치기 위해선 그동안의 투자동향을 유념해야
할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지난해 저PER(주가수익비율)종목들을
집중매수했던 외국인들이 올들어선 대형제조주와 금융주를 중심으로 꾸준히
사들이고 있으며 당분간 이같은 추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얘기다.

외국인들의 투자한도(종목당 발행주식수의 10%)가 완전소진된 종목은 지난
5월말현재 93개. 이달들어선 1백개종목을 넘어서 지난11일 1백3개에
달하는등 전체 상장종목의 10%를 웃돌고 있다.

작년초의 증시개방이후 지난달말까지 외국인들은 2억9천86만주를 사들이고
1억1천2백80만주를 내다팔아 1억7천8백6만주를 순매수했다. 이에따라
이들의 국내주식보유비중은 5.9%(직접투자분 1.97% 포함),금액으로는
6.64%("2.17%)에 이른다.

올들어 지난달말까지 5개월동안 국내 주식투자를 위해 순유입된
외화자금은 21억6천만달러로 이미 지난 한해수준(20억4천만달러)을
넘어섰다. 국가별로는 영국및 미국계 자금이 주류를 이루고있으며
최근들어 미국계 자금유입이 가속화되는 모습을 보이고있다.

많은 전문가들은 외국인들의 이같은 매수강도가 하반기까지 이어질것으로
낙관하고있다.

대우증권의 구자삼국제영업부장은 "외국인의 주식보유비중이 7~7.5%정도에
달할때까지는 순매수세가 무난히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또
"영국계의 대형펀드는 웬만큼 한국주식을 사들인 상태여서 중형펀드를
중심으로 움직이고있으며 여타 유럽의 투자가들도 서서히 우리증시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고 대규모 장기투자에 익숙한 미국계는 이제
시작단계"라면서 외국인들의 "사자"열기가 식지 않을것으로 예상했다.
미국계의 대형펀드인 피델리티가 하반기중 본격적인 투자에 나설 것으로
보는 전문가들도 많다.

국내에 진출한 외국증권사들도 꾸준한 매수방침을 밝히고 있다.

영국계 자딘플레밍증권 서울지점의 이종환이사는 "투자한도가 소진되지
않은 종목가운데 중소형 회사를 발굴해 나갈것"이라면서 "반도체 철강
자동차 공공건설(주택제외)분야 관련주식을 중심으로 적극적인 매수에 나설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앞으로 한국경제를 주도해갈 업종에 대한 매집을
지속하겠다는 속셈이다.

"일본에 대한 투자비중을 종전의 70%선에서 30~40%수준으로 낮춘만큼
대체투자시장으로 한국이 부상하고 있다"는 점도 그가 강조하는 대목.
본격적인 주식매입시기는 여름휴가가 끝나는 오는7월말이나 8월초가
될것이라고 털어놓았다.

이이사는 또 장외시장(OTC)참여를 활성화하고 유럽시장에 새로 상장되는
한국물도 관심있게 매입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미국계인 메릴린치증권측에서도 외국인투자한도 확대여부가 관건이긴 하나
상반기에 비해 매수고삐를 늦추지는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그런가 하면 외국인들의 투자전략이 실물경제동향에 달려있다는 견해도
만만치 않다.

박정삼쌍용투자증권국제영업부장은 "앞으로 노출될 12월결산법인들의
반기실적이 터닝포인트(전환점)가 될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외국인 선호종목으로 투자한도가 9%이상 소진된 종목이 2백개정도에 달한
만큼 기업들의 반기실적호전이 확인돼야 보다 적극적인 매수에 가담할수
있을 것이란 지적이다.

박부장은 또 외국인들이 자산운용비중을 유럽지역에서 동남아지역으로
옮기고 미국의 기관투자가들도 국내투자규모를 확대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귀뜸했다.

미국계 자금과 관련,일부 전문가들은 기본적으로 미국의 경기가 회복돼야
적극적인 국내투자에 나설 것이라는 견해를 내놓고 있다. 한미양국간의
교역관계가 긴밀한 만큼 미국의 경기가 살아나면 한국의 산업경기도 덩달아
호전돼 국내증시의 상승탄력이 더해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지난달초 미국의 대형투자자문사인 "메릴린치 애세트매니지먼트"의
실버만씨가 방한하는등 우리나라를 찾는 외국 펀드매니저들의 발길이 잦은
점도 일단은 밝은 징조로 해석되고 있다. 그만큼 국내증시에 대한 관심이
높다는 뜻으로 받아들여지기 때문이다.

이처럼 외국인들의 매수세가 하반기에도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대세를
이루는 가운데 이익을 많이 낸 종목을 중심으로한 교체매매도 활발할
것으로 보여 앞으로의 투자방향이 주목된다.

<손희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