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화가치가 일본내 정정불안으로 심한 기복을 보이자 국내무역업계가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종합상사를 비롯한 무역업체들은 최근 엔화환율이 달러당 1백10엔대로
오르다가 24일 다시 1백8~1백9엔으로 하락하는등 환율이 불안정한 추이를
나타내자 연일 대책회의를 열고 앞으로의 수출전략을 점검하는한편
환율변동에 따른 환리스크를 줄이기위한 방안들을 강구하고 있다.

대부분의 상사들은 오는7월18일 실시될 일본총선때까지는 엔화가 계속
약세를 보일것으로 전망한다.

따라서 이달중 대일수출은 선적을 앞당기고 수입은 분할선적하는 방식으로
결제시기를 늦추는 방안등을 모색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의 엔화변동이 일본정정불안이라는 경제외적요인에 의해
빚어진만큼 앞으로도 예측불허의 등락이 거듭될 가능성이 높아
무역업체들은 대책마련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상사관계자들은 미국등 선진국들의 엔화강세기조유지 압력이 여전히
거센점을 감안할때 엔화는 일시적인 조정을 거친후에는 다시 강세를 나타낼
것으로 보고 7월7일 동경에서 열릴 G7(서방선진7개국)정상회의 결과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무역업계가 엔화환율 불안으로 가장 고심하고있는 문제는
환리스크관리.

무역업계는 일단 엔화환율이 달러당 1백15엔선까지 오를것으로 보고있으나
단기적으로 등락이 엇갈릴 가능성이 높아 환차손을 줄이기위한 대책마련을
서두르고 있다.

삼성물산 대우 럭키금성상사 선경등 주요종합상사들은 엔화수급을
수출부서와 수입부서끼리 맞춰가는 사내선물환제도를 활용,1차적으로
환리스크를 방지해가고있다.

이들상사들은 사내선물환을통해 전체 엔화수급량의 최고80~90%정도를
사내에서 충당하고 나머지 과부족분을 외국환은행과 선물환거래를 맺어
환리스크를 줄이고 있다.

삼성물산의 경우 영업부서의 사내선물환제도 가입을 의무화하고 있으며
대우 럭키금성상사등도 가입부서를 점차 늘려나가고있다.

<>.수출의 경우 장기적으로는 엔화로 돼있는 결제통화를 달러화등으로
바꾸는 방안도 고려되고있다.

특히 대일수출은 엔화결제비율이 높아 엔화가치변동이 장기화될 경우에는
강세통화로 바꾸는것이 불가피하다.

그러나 거래선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환종변환에 한계가 있는데다 엔화가
약세를 보이더라도 단기에 그칠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어서 결제통화를
바꾸는것은 현재시점에서 바람직하지않다는 것이 종합상사 금융관계자들의
지적이다.

삼성물산 원경하이사는 "일본의 막대한 무역수지흑자와 미국등 선진국의
압력을 감안할때 엔화는 강세기조를 지속할것으로 판단돼 수출의 경우
엔화표시 결제통화를 그대로 유지하는편이 낫다고 본다"고 밝혔다.

종합상사들은 또 엔화결제수출의 경우 대부분 국내납품업체와 엔화로
대금을 결제키로 이미 계약을 맺어두고있어 환차손부담은 실제로 우려만큼
크지는 않을것으로 예상된다.

(주)대우 최영석외환부장은 "종합상사들의 영업이 대부분 수수료를 받는
형태이기 때문에 환차손은 오히려 납품업체들에 부담이 되게 마련"이라고
밝혔다.

<>.엔화가치변동은 단기적인 현상에 그칠 것으로 예상돼 수출에는 그다지
큰 영향을 주지못할것으로 전망되고있다.
무공 한상선통상정보본부장은 "일본제품과 경쟁관계에 있는 품목중
자동차등은 이미 상당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면서 "엔화환율을
현시점에서 예측하기는 어렵지만 최근의 엔화약세로 수출에 큰차질이
빚어지지는 않을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무협 최세형상무도 "엔화가 최근 심한 기복을 보이고있지만 미국에서는
연말까지 달러당 1백엔까지 엔화환율이 떨어질것으로 예상하고있다"고
전하면서 단기적인 조정을 거친후에는 엔고기조가 다시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종합상사들도 엔고에 기초한 수출전략을 바꾸지는 않을방침이라고
밝히고있다.

(주)대우 민병관기획부장은 "엔화변동은 일시적인 현상으로 보여 수출에는
큰영향이 없을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면서 "종합상사들의 주력수출품목이
이미 중화학제품으로 바뀐만큼 단기대응책보다는 장기적인 시장전략마련에
주력해야한다"고 지적했다.

종합상사중 대일교역량이 가장 많은 쌍용의 박순서기획부장은
"대일교역에서 수입을 앞당기거나 수출선적을 늦추는등의 단기대책은
이자부담과 구매선유지라는 측면에서 한계가 있다"고 밝히고 "엔화약세가
1개월정도 이어질것으로 보고 추이를 관망하고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상사의 수출마진율이 2~3%에 불과한 상황에서 엔화의 대달러환율이
지난15일 1백5.03엔에서 23일현재 1백10.57엔으로 이미 5%이상 올라 당분간
수출채산성은 나빠질수밖에 없다고 종합상사관계자들은 밝히고있다.

<>.종합상사들은 당분간 엔화환율이 심한 기복을 보이겠지만 일본총선을
기점으로 달러당 1백15엔선을 유지하다 연말께에는 1백엔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상하고있다.

일본업계에서도 1백엔시대에 대비,생산시설을 해외로 이전하는등 대응책을
강구하고 있는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와관련,업계에서는 엔화가 일시적인 조정을 거친후에는 다시 강세를
보일것으로 예상되고 있는만큼 엔고의 효과를 충분히 살릴수있도록
경쟁력이 있는 시장과 품목에 대해 지원을 강화하는 정부차원의
장기대책마련이 시급하다고 밝히고있다.

<문희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