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4분기의 미경제(GDP)성장률이 계속하향조정되고 있다. 지난4월에
1.9%성장으로 임시집계됐던것이 5월의 1차수정에서는 0.9%로 낮아졌다.
그러나 23일 발표된 최종집계에서는 1차수정때보다 0.2%포인트나 낮은
0.7%로 발표됐다.

올들어 미경제회복세가 크게 주춤거리고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현상이다.

세계경기의 향방은 아직도 미국경제에 크게 좌우된다. 때문에 신통찮은
미경제회복이 세계경기침체 장기화의 주요요인중 하나로 보아도 무리는
아니다. EC나 일본경제가 침체하더라도 미국이 성장률4%이상의 강한
회복세를 보인다면 지금쯤 세계경제도 회복문턱에 들어서있을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미경제가 이정도로 성장할경우 다른나라 경제를
어느정도 부추길수 있기때문이다.

90년7월부터 침체가 시작된 미국경제는 작년하반기에는 상당히 강한
회복세를 보였다.

지난해 3.4분기와 4.4분기 국내총생산(GDP)증가율은 각각 3.4% 4.7%였다.
미경제가 본격적인 경기회복국면에 진입했다는 평가를 받기에 충분할
정도의 높은 성장률이었다.

그러나 현실은 다른 방향으로 나타났다. 올1.4분기의 GDP증가율이 1%도
채안되는 0.7%로 뚝 떨어졌고 노동생산성도 2년여만의 최대폭인 1.6%가
하락했다. 여기에다 경기선행지수마저 하락하자 일부전문가들은 경제가
다시 침체할지도 모른다는 우려를 표명하기까지 했다.

미GDP의 약 70%를 차지하는 개인소비지출액은 3월에 0.2% 감소했다.
그에따라 기업의 재고는 0.8% 증가했고 제조업계의 공장가동률도 본격적인
경기회복여부의 분기점인 85%에 못미치는 80%안팎에 머물렀다. 실업률역시
7%로 작년말과 거의 같은수준을 유지하면서 별로 개선되지 않았다.

1.4분기의 경제상태가 예상외로 저조하자 급기야 올한해 경제성장
전망치도 당초의 3%에서 2.5~2.6%로 수정되고 있다.

올들어 1.4분기 이후 경제지표들도 아직은 혼돈상태가 지속되고 있다.

지난 4월 경기선행지수는 0.1%정도 소폭 상승했고 5월실업률은 18개월만에
처음으로 7%밑으로 내려간 6.9%를 기록했다. 5월광공업생산은 0.2%
증가했다. 하지만 일반국민들의 소비증감성향을 나타내는 경기에 대한
소비자신뢰도는 5월에 61.5(4월67.6)로 떨어졌다. 4월 무역 적자는
4년여만에 최대인 1백4억9천만달러로 늘어났다.

회복은 되고 있지만 회복세는 기대이하로 약한 것이 미경제의 현주소이다.

미경제회복이 이같은 답보상태를 보이는 것은 클린턴대통령의
경제정책(클린터노믹스)이 일반 국민과 기업들에 신뢰감을 심어주지 못하고
있는 점이 큰 이유로 지적되고 있다.

클린턴은 경제회복을 최우선정책목표로 내걸고 경기회복책을 마련했으나
일관된 정책추진에 실패하고 있다. 1백60억달러를 투입하는
단기경기부양안은 그의 의회에 대한 지도력부족으로 빛을 보지 못한채
의회에서 좌절됐다.

또 당초 부유층에만 세금을 더 물리겠다던 그의 증세안은
에너지세도입방침이 추가되면서 일반서민들에게도 부담을 주고있다.
법인세역시 인상시킬 계획이어서 경제계의 반발을 사고있다. 이같은
증세계획은 국민의 소비의욕을 줄이고 기업의 사업의욕도 감퇴시켜
경기회복을 저해하고 있다는 비난을 받고있다. 경기가 좋지 않을때의
증세정책은 경제에 악영향을 주게 마련이다.

지금의 경기회복세가 주로 저금리에만 의존하고 있는것도 회복에 한계를
긋고있다. 보통 경기침체에서 벗어나려면 저금리정책과 함께
재정투융자확대정책이 병행돼야 회복효과가 커진다는 것이 전통적인
경제이론이다. 하지만 미국은 엄청난 재정적자에 시달리고 있어
경기부양을 위한 재정지출확대는 거의 불가능한 형편이다.

이것이 오히려 정책의 선택폭을 좁혀 경기대책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판단이다.

이와함께 미경제가 약하나마 회복되고 있는 현시점에서 미국의
최대교역파트너인 일본과 EC가 경기침체를 겪고 있는 점도 본격적인
미경기회복을 지연시키는 요인으로 평가된다. 일.EC의 경기침체로
이지역에 대한 미국의 수출은 부진하다.

앞으로 미경제는 클린턴의 재정적자감축계획이 의회에서 확정될
올하반기부터는 회복세가 다소 강해질 것이라는게 정부관리및
민간경제학자들의 견해이다. 하반기에는 일.EC경제가 바닥권에서 탈출할
것이라는게 그 근거로 제시되고 있다. 그러나 이들 나라들의 경기역시
이런 저런 이유로 회복세가 늦어지고 있다. 결국 미국경제도 평균성장률
3~4%의 본격회복은 내년초로 미뤄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대다수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