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가 계속되고 뚜렷하게 회복기미가 보이지 않아 국민들의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신경제 100일 계획은 바로 단기적인 경기부양을 위해 정부
가 할수 있는 거의 모든 조치를 취한 것이나 아직 기업의 투자심리는 활성
화되지 못하고 있다. 잘 알려진대로 중국 특수나 엔화강세와 같은 외부요
인에 의해 수출이 비교적 호조를 보이고 있지만 내부요인인 투자마인드가
회복되지 않는 한 본격적인 경기회복은 기대하기 힘든 것이다.

이러한 때에 현대그룹 계열사의 노사분규는 관련업체와 재계는 물론 거의
모든 국민의 걱정을 자아내기에 충분한 것이다. 외부요인에 힘입어
다소나마 회복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 경제에 제동을 거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기 때문이다. 또 그동안 안정되어가던 노사관계가 흔들리게 되면
우리경제는 그야말로 커다란 타격을 입게될 것이다.

늘 느끼는 것이나 이번의 현대계열사 노사분규를 보면서 다시금 생각되는
것은 우리가 너무나 우리들끼리의 내부적인 싸움과 갈등에 온갖 정력과
시간을 쏟고,나라 전체나 우리공동체의 나아갈 방향이나 운명에 대해서는
소홀히 하고 있다는 점이다.

귀가 따갑도록 반복적으로 든는 것이나 세계는 바야흐로 이념이 중시되던
시대가 끝나고 치열한 경제전쟁,기술전쟁의 시대가 전개되고 있다. 이
싸움에 지고 경쟁에 패한다면 과거 무력충돌에서 진것보다 훨씬 더 심각한
손실을 입을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것이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엄연한
외부환경이나 아무도 눈을 돌려 밖을 보려고 하지 않는다. 모두가 안에서
서로들싸움하는데만 열중하고 있는 것이다.

모든 분야에서 국제경쟁력을 높이는 것은 현재 한국경제가 당면한 가장
중요한 과제라고 하겠다. 경쟁력의 제고없이는 이 치열한 경제전쟁의
시대에서 나라가 지탱되고 민족이 번영할 것을 기대할 수는 없다. 특히
바로 이웃에 세계 제일의 경제.기술 대국인 일본이 버티고 있는 한은
경쟁력을 증대시키기 위해 온 국민이 힘을 합해 총력을 기울이는 것은 사실
국가 생존전략과 직결되는 문제라고 보아도 결코 지나치지 않다.

한가하게 노와 사가 끊임없이 다투면서 허송세월을 할수 있는 안이한
국제환경속에 우리가 살고 있지 않다는 냉엄한 현실을 모두가 분명하게
인식해야 한다. 그러다가 국제경쟁에서 지면 우리의 숙원인 통일을
이룩하는 것이나 선진국이 되는 것은 기대할 수가 없다.

지난 한 세대 동안의 경제발전경험에서 얻은 귀중한 교훈을 기업 근로자
농민 가계등 모든경제주체가 자제.자치.자율할수 있는 능력을 기르지
않고서는 결코 지속적인 경제성장은 가능하지 않으며 따라서 선진국도 될수
없다는 점이다. 결국 경제는 사람에 달려있다. 국민 모두가 선진국사람이
되지 않는데 그 나라가 선진국이 될수는 없다.

이를 우리는 고통분담이라고 표현한다. 즉 각자가 자기 몫만을
증대시키기 위해 무리한 요구를 하는 것을 자제하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까지는 토지 금융 세제등 각종 경제제도가 불공정하고 불공평한 측면이
적지 않았던게 사실이다. 즉 국민 대다수의 입장에서 볼때는 오히려
소수만을 위한 제도이며 자신들에게는 손해라고 생각되는 것이 흔했던
것이다.

다행히도 "신경제5개년계획"에서는 공정한 경제제도의 수립에 상당한
역점을 두고 있으며 이를 위해서 제도를 개혁하는데 치중하고 있다. 사실
영국의 고전학파 학자들이 근5세기전에 일찍이 지적한것처럼 올바른
경제제도만 갖추고 있으면 경제주체들의 "경제하려는 의지"는 자연히
일어나게 되고 따라서 경제성장도 촉진되는 것이다.

이제 공정한 경기법칙을 수립하려는 정부의 의지가 강력하고 확고한 이상
종전과는 다르게 모든 경제주체는 자제.자치.자율하며 고통분담을 스스로
감당할수 있는 여건이 조성되어 가고있다. 즉 서로가 일정한 파이를
가지고 싸우는 "제로 섬"게임이 아니라 모두가 파이를 키울수 있는
"포지티브 섬"게임을 할수있는 여건을 정부가 만들고 있다고 볼수있다.

국가나 개인이나 기회가 늘상 찾아오는것은 아니다. 20세기가 다
가기전에 선진국이 되고 통일을 이룩하는 것은 이 세대를 사는 우리모두의
책임이라고 본다. 기업은 자신의 본분인 기술혁신에 전념하여 세계 제일의
제품을 만들어 냄으로써 근로자들의 존경과 신뢰를 받는것이
보편화되어야만 한다.

근로자들도 국민경제의 위치나 기업경영의 현실을 무시한채 국민들로부터
빈축을 사는 무리한 요구나 자신들의 몫만을 늘리려는 수준낮은
집단이기주의에서 벗어나 국제경쟁력을 높이는데 혼신의 힘을 기울일수
있도록 일할 의욕을 되살려야만 한다. 우리끼리 안에서 남의 잘못만을
손가락질하지 말고 밖을 보며 세계를 보며 나라의 앞날을 함께 생각하는
슬기로운 국민이 되어야 한다. 그렇지않고는 이 치열한 국제경쟁시대에서
도저히 살아 남을수 없다.